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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에…직장인 실질임금, 6개월째 '뒷걸음질'

최정훈 기자I 2022.11.29 19:08:05

고용부, 10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발표
임금 19만원 올라도, 물가 반영하니 4000원 ↑
中企 구인난도 여전…빈 일자리 20만개 넘어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고물가에 직장인들의 실질임금이 6개월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 중소기업의 구인난도 돌 들어 가중되고 있다.

서울 지하철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29일 오전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기준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408만5000원으로 작년 9월(396만1000원)보다 3.1% 올랐다. 하지만 물가를 반영한 월평균 실질임금은 375만원에 그쳐 1년 새 2.3%(9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 9월 누적으로 집계한 실질임금은 360만5000원으로, 전년대비 0.1%(40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명세서상으로는 19만원 올랐는데, 물가를 반영하니 4000원 올랐다는 뜻이다. 누계 실질임금이 0.1%인 것도 2011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실질임금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월별로는 △4월 -2.0% △5월 -0.3% △6월 -1.1% △7월 -2.2% △8월 -0.6% △9월 -2.6% 등으로 특히 감소폭이 유난히 컸다. 9월 임금을 1년 전과 비교하면 통장에 찍힌 월급은 12만원 가량 올랐지만, 고물가에 실제로 체감하는 월급은 9만원 가량 줄었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실질임금 상승률이 감소하는 건 최근 계속된 높은 물가상승률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도 올해 한국의 실질임금 상승률을 -1.8%로 전망하는 등 실질임금 둔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임금 감소가 계속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최근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의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며 “재계나 금융당국이 이런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실질임금 감소는 임금인상 여력이 부족하고 노조 조직률이 낮아 임금협상 교섭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직장인에게 더 큰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9월 명목임금은 363만7000원이지만, 실질임금은 333만8000원에 그쳤다.

한편 영세중소기업의 구인난도 계속됐다. 지난달 ‘빈 일자리’ 수는 20만8000개로 올 들어 계속 20만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빈 일자리는 현재 비어 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채용이 이뤄지면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지만 비어 있는 일자리라는 의미에서 구인난으로 해석된다.

정 과장은 “빈 일자리 수 중 30인 미만 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수 개월 동안 67%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제조업이 약 30%를,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만 빈 일자리는 채용 등이 높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회복의 메시지로도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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