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친환경을 앞세운 ‘그린 마케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들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최근 커지는 글로벌 수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삼성·LG, 친환경 소재 잇달아 도입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친환경 마케팅이 가전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를 도입한 제품이 속속 등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모니터, 리모컨 등 영상디스플레이 전 모델에 재생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품 박스에 삽입되는 포장 부자재 등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패키지도 도입했다. LG전자도 지난해 누적 2만7000톤(t)가량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달성한 가운데 2030년까지 이를 누적 60만t까지 늘릴 예정이다.
폐가전 수거에도 적극적이다. 삼성·LG를 비롯해 위니아 등은 가전 교체 시 폐가전을 수거해 자체 폐기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폐전자제품 무상 회수를 진행해 지난해 한국에서만 12만t이 넘는 폐전자제품을 회수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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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저전력 제품 수요 잡기
이처럼 친환경 제품 마케팅에 몰두하는 이유는 ESG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저전력·고효율 제품을 통해 지속가능한 이용 환경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소비 화두로 떠오르면서 가전업계가 새로운 수요를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단 분석이다.
특히 유럽 등 글로벌 수요가 친환경·저전력 제품으로 쏠리고 있다. 독일 가전통신협회(gfu)에 따르면 최근 독일, 프랑스,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속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본 모델 대비 최대 50% 많은 비용을 낼 수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또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효율 등급이 2단계 높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평균 36% 더 많은 비용을 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수요가 친환경 제품에 쏠리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기요금 등 경제적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재 전문가인 마틴 슐테 박사는 “특히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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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이전보다 확실히 높아진 상태”라며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도 친환경 가전 제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 관련 제품이 많이 등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