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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채널 통제 들어간 정부, 업계 비판에 한발짝 물러나

노재웅 기자I 2021.07.01 16:27:07

과기부 주재 ‘유료방송업계 상생협의체’ 개최
콘텐츠 사용료·홈쇼핑 송출수수료 등 발제
홈쇼핑 채널 번호·위치 조정안은 빠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오후 3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대회의실에서 ‘유료방송업계 상생협의체’를 개최했다. 과기정통부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정부가 유료방송사(IPTV·케이블TV·위성방송)와 프로그램제공업체(PP), TV홈쇼핑업체 간의 콘텐츠 사용료, 송출수수료 등에 대한 대가산정 기준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방침이다.

홈쇼핑 채널의 번호와 위치까지 정하려 했던 기존 안은 빠졌지만, 여전히 정부의 지나친 시장경제 침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긴 어려워 보인다.

◇조경식 차관 CEO 회동 이어 부사장급 비공개 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오후 3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대회의실에서 ‘유료방송업계 상생협의체’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전략본부장, 최창국 LG유플러스 미디어콘텐츠사업그룹장, 운용 LG헬로비전 전무, 주운석 GS홈쇼핑 상무, 신양균 SK스토아 DT그룹장, 서장원 CJ ENM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과기정통부 허성욱 네트워크정책실장, 황큰별 뉴미디어정책과장, 남영준 OTT활성화지원팀장, 방송통신위원회 오광혁 방송시장조사과장이 참석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발제를 통해 △콘텐츠 사용료 대가산정 기준 △홈쇼핑 송출수수료 등에 대한 정부의 기본입장과 검토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5월27일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 주재로 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1차 회의에서 나왔던 홈쇼핑 채널 조정 안건은 이번에 제외됐다.

당시 정부는 기업들에 △유료방송사는 0번부터 30번 이하의 채널에서 홈쇼핑 채널 수를 12개 이하로 구성·운영하고 △TV·데이터 홈쇼핑 겸업 사업자의 홈쇼핑 채널은 1개 이하로 구성·운영하며 △데이터홈쇼핑 단독 사업자의 홈쇼핑 채널은 15번 이후에 구성·운영하도록 하는 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로 결정되면 0번~30번 사이에 NS·롯데·CJ·GS·현대 등은 30번까지 1개 채널만 넣을 수 있고, 신세계TV쇼핑·SK스토아·KTH 등은 15번 이후에 편성된다.

이에 정부가 유료방송사의 채널 편성권을 직접 제한하려는 것을 두고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는 비판이 일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회의 이후 언론과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홈쇼핑 채널 규제안은 논의에서 아예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가 콘텐츠 사용료 배분대상 및 절차 등 방향 제안

이날 발제 가운데 콘텐츠 사용료 대가산정 기준에 대해서는 ‘유료방송 채널계약 절차 가이드라인’을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실효성 있게 개선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향후 정부가 ‘표준 채널평가 기준 및 절차’를 마련·제시하고, 콘텐츠 사용료 배분대상 채널과 방법, 배분절차 등에 대한 개략적인 방향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대해서는 유료방송사와 홈쇼핑사 간 협상 시기의 2단계 구분, 협상방법 등의 검토 필요성을 제시했다.

허성욱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유료방송업계가 상호 협력·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갈등의 외부 표출을 통해 이해를 관철하려는 부분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유료방송업계가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나무만 바라보지 말고, 방송 생태계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숲을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향후 보다 면밀한 검토와 논의,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의견 교환을 통해 보다 구체화 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이를 구체화 할 상생협의체의 실무적 논의와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의 분과 논의를 적극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유료방송사와 콘텐츠사가 상생을 위해 상호 이해와 양보의 바탕 위에서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원만히 끝내도록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협상 진행 과정에서 방송송출 중단 등 시청자 권익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 시정명령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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