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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한 부동산 경매 26건 중 유찰 건수는 19건에 달했다. 특히 이날은 장재구 전 한국일보 사장 소유의 아파트가 첫 경매에 부쳐져 관심을 모았지만 입찰자는 없었다. 서초구 서래마을에 위치한 프레스턴(전용면적 243㎡)으로 감정가는 25억4000만원, 최저 입찰가는 20억3200만원이었다. 최근 매매된 건 없지만 현재 일반 시장엔 같은 평수의 아파트가 23억원부터 매물로 나와 있다. 최저가로 낙찰받을 경우 시세차익이 2억원 정도 기대되는 물건임에도 새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구 반포동의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전용 140㎡짜리인 이 아파트의 감정가는 41억9000만원으로, 33억5200만원부터 입찰 가능했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첫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높은 42억3222만원에 낙찰됐으나 이후 법원의 불허결정에 따라 다시 경매시장에 나왔다. 두 차례의 유찰로 다음달엔 입찰할 수 있는 최소금액이 감정가의 64%인 26억8160만원으로 떨어진다. 현재 중개업소에 나와있는 매물의 호가는 41억5000만~42억5000만원이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최근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인해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하향조정되는 상황”이라며 “경매 시장에서도 최저가만 20억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 물건에 대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북의 고가 아파트도 유찰 수모를 겪었다. 강북 부촌으로 꼽히는 평창동의 엘리시아(전용 236㎡)는 올 1월 감정가 19억원에 경매를 시작했지만 최저입찰가 12억1600만원이었던 이날도 입찰자가 없었다. 이에 따라 다음달엔 감정가의 절반 수준인 9억7280만원에 다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경매 시장에서의 아파트 매수 심리 위축은 3월 전체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3월 경매에 부쳐진 서울 아파트 10건 중 9건이 유찰됐다. △용산구 이촌동의 월드메르디앙(전용 128㎡, 감정가 16억4000만원) △동작구 대방동 대림아파트(66㎡, 7억6000만원) △서대문구 홍제동 에이원(58㎡, 3억9800만원) △서대문구 홍은동 극동아파트(84㎡, 3억7000만원) 등이다. 오 연구원은 “매수 심리 위축에 더해서 지분매각 물건이거나 임차인의 보증금까지 넘겨받아야 하는 물건 혹은 ‘나홀로아파트’라 인기가 적었던 것 같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다세대 주택도 대부분 유찰됐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해피드림은 감정가 1억7800만~1억8800만원인 4채가 한꺼번에 경매에 부쳐졌지만 입찰자가 없었다. 서초구 반포동 센느빌(감정가 4억7700만원), 양재동 양재발라(2억1000만원) 등도 사정이 같았다.
상가의 경매 실적 역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날 경매에 부쳐진 을지로6가의 굿모닝시티, 신림동의 르네상스복합쇼핑몰 등 7건 중 을지로의 단독건물 상가 1건만 낙찰됐다.
한편 이날 법정엔 코로나19에도 불구, 110여명이 몰렸다. 다만 입찰서를 쓴 이는 30여명에 불과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멈춰섰던 법원 경매가 오랜만에 열렸고, 아파트값이 내림세라 해도 이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아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경매에 참여하기보단 분위기를 보러온 이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