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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우선 11일 평양에서 산림 실태조사 방안 협의에 나선다. 우리 측 방문단 10명이 2박 3일 간 평양에 체류하면서 평양 일대의 양묘장과 산림 기자재 공장을 방문해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북 제재 위반을 피하기 위해 한미 워킹그룹 회의 등 국제사회와 협의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12일부터는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철거 검증이 진행된다. 아울러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는 감염병 정보 시범교환을 위한 보건의료 실무회의를 개최한다. 북측은 GP 검증을 위해 남북 검증반이 만나는 군사분계선 지점에 황색 깃발을 설치했고 보건의료 실무회의에서는 인플루엔자 정보를 시범 교환하고, 내년도 감염병 정보교환 계획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14일에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서 남북간 만남이 예정됐다. 제2차 남북 체육 분과회담이 그것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 단일팀 구성과 공동입장, 합동훈련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체육회담은 우리 정부가 지난 7일 북측에 통지문을 통해 제의했고 북측이 다음날인 8일 이를 수용해 성사됐다.
불과 3~4일 사이에 다양한 분야의 실무협의가 잇따라 개최되면서 남북 간 교류는 여느 때보다도 활발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과 대조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쉽사리 대답을 내놓지 못하더라도 비정치적 분야를 중심으로 남북 교류·협력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남북은 물론, 북미간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변수가 큰 외교적 이벤트다. 김 위원장이 서울을 찾아도 이에 비견될 만한 경제적 성과를 얻기 어려워 답방을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상황이다.
다만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 결론을 내놓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남북간 교류는 유지하면서 교착 상황을 풀어낼 적당한 시점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북·미 간 어려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얘기하고 김 위원장이 거기에 대안을 마련한다면 북·미관계 교착을 풀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