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목적의 연금 인출, '稅 부담' 줄어든다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앞으로 연금저축상품 등 저율과세 연금계좌에서 중도에 돈을 인출해도 3개월 이상의 요양이 목적이라면 연금처럼 3~5% 수준의 세금이 부과된다. 관세사 시험 응시 수수료는 14년 만에 1만원 오른다.

1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세법 시행규칙 개정’에는 현대차(005380)그룹의 한국전력 부지 투자를 업무용으로 인정하는 내용 외에도 17개의 개정 세법 시행규칙을 담고 있다. 기재부는 개정된 세법 시행규칙을 다음 달 2일까지 입법 예고하고 부처 협의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다음 달 6일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시행규칙은 3개월 이상 요양을 이유로 연금계좌에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를 신설했다. 현행 세법에서는 연금계좌를 중도해지할 경우에는 그동안 받은 12%의 세액공제분에 대해 15%의 세율로 기타소득세가 부과된다. 이로 인해 질병, 요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연금을 해지해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개정된 시행규칙 하에서는 200만원에 의료비, 간병인 비용 등 입증 가능한 실제 금액과 휴직·휴업에 의한 급여 보전 비용(휴직·휴업기간×150만원) 등을 더한 금액은 인출을 하더라도 연금과 같이 3~5%가 과세돼 손해를 보지 않게 된다.

근로소득에서 제외하는 퇴직급여 요건도 신설됐다. 근로자가 개별적으로 적립금액을 선택할 수 없거나 사업장 내 근로자 전원이 적립하는 경우 등 퇴직연금제도에 준하는 요건을 충족할 경우 퇴직연금계좌에 적립하면 근로소득에 포함되지 않도록 바꾼 것이다.

배상소득 증대세제 적용시 시장평균 배당성향·배당수익률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으로 구분해 매년 9월30일 한국거래소에 고시해야 한다. 산출방법은 배당성향의 경우 3개연도 당기순익에서 현금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이고 배당수익률은 3년간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액을 주가로 나눈 값이다. 적용은 올해 1월1일 이후 개시한 사업연도의 결산배당분부터다.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한 과세 특례를 신청할 때에는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스톡옵션전용계좌를 개설하고 스톡옵션 행사일 전일까지 특례신청서를 벤처기업에 제출해야 한다. 스톡옵션 전용계좌는 △벤처기업 임직원 본인 명의의 계좌 △‘주식매수선택권 전용계좌’ 명칭 사용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만 거래 △계좌개설 후 1개월 내 주식입고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증여세 면제 대상이 되는 사업범위는 기존 종교·자산·학술·장학 등 공익사업, 중소기업중앙회의 중소기업연수사업, 한국전파연구원의 기술교육 사업 외에 여신전문금융업협회의 영세신용카드가맹점 신용카드 단말기 교체 지원 사업, 금융보안원이 금융분야의 정보통신기반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운용하는 사업 등이 추가된다.

1만원이던 관세사 시험 응시 수수료는 2만원으로 100% 인상된다. 물가, 인건비, 다른 전문자격사 시험 응시 수수료 수준 등을 감안한 것이다. 관세사 시험 응시 수수료 인상은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질병치료 관련 물품에 대한 관세면제 대상은 확대됐다. 기존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사용하는 물품(5종류), 희귀병 치료제(10종류) 등에 인공신장기 혈액운송관 국내제조용 원부자재, 선천성 수정체 장애아동용 콘택트렌즈 등이 추가된 것이다. 미국 바슈롬사의 실소프트렌즈 등이 새롭게 관세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국세환급 가산금, 부동산 임대용역 간주임대료, 임대보증금 간주임대료 등을 산정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은 2.9%에서 2.5%로 인하된다. 관세환급 가산금도 이자율에 맞춰 3.4%에서 2.5%로 낮췄다. 최근 시중 금리의 인하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이밖에도 개정된 시행 규칙은 △주류제조면허요건 완화가 적용되는 축제·경연대회의 주관기관을 주류업단체·공공기관으로 한정하고 △특허권의 감가상각 내용연수를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며 △납세자가 관세조사의 사전통지를 받고 수정신고서를 제출하는 경우 가산세 경감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