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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 공약 어떻게?…"현금지원 넘어 미래투자 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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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I 2025.07.03 11:44:23

보사연 '개인 행태변화 위한 정책 효과와 시사점 연구'
문화·여가비 지출 증가…"다른 행태의 인적자본 투자"
중고소득·1자녀 가구, 필수 소비 아닌 '저축' 늘어
"명칭·옵션 활용 정책 설계…저소득층 지원 강화 필요"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만 8세 미만 아동에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이 가정으로 하여금 자녀 중심의 소비패턴을 강화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교육 등 자녀의 기본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소비 재분배가 일어나며 저축이 유의미하게 늘어나는 등의 미래를 위한 투자 행동도 나왔다는 진단이다. 이에 현금지원에 그치지 않고 미래지향적 소비로 연결시킬 만한 유인을 정책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어린이가 비눗방울을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개인의 행태변화 유도를 위한 현금지원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수당은 부모로 하여금 예측가능한 추가 소득을 제공해 소비지출을 증가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동수당을 자녀를 위한 소득으로 분류하고 이를 통해 아동과 관련한 소비를 계획적으로 늘리는 ‘멘탈 카운팅 효과’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아동수당이 가계의 소비지출이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제도 도입 이후 아동수당을 받은 가구에서는 총소비의 증가보다는 소비 항목 간 재배분 현상이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식료품 같은 필수 소비보다 자녀 의류비와 문화·여가비 지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자녀들의 기본적인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정서적·창의적 발달을 위한 소비를 늘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서적과 문구 구매 등이 늘었는데, 이는 위축된 사교육 활동으로 인해 소비가 비대면 학습 환경을 위한 준비로 옮겨간 결과로 봤다. 연구자들은 “아동수당이 자녀의 학습 및 정서적 발달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소비를 조정했음을 시사한다”며 “부모들이 아동의 정서적·인지적 발달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전통적 사교육 비용과는 다른 행태의 인적 자본 투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소득가구와 자녀를 1명 둔 수급가구에서는 적립예치식 저축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경향성도 드러났다. 저소득 가구의 경우 식료품비, 교육비 지출이 늘어나는 등 아동수당이 아동 복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소비항목으로 배분됐으나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고소득 가구에서는 이를 여유자금으로 간주해 필수소비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배분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자녀가 1명인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집중 투자가 가능하기에 미래를 위한 행동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결국 아동수당은 가계 재정 안정성을 제공해 아동과 관련한 가정의 계획적 소비 결정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에 동수당 정책이 가구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단순히 현금지원을 넘어 부모들의 소비 및 자녀의 투자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책 설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이 따랐다.

연구진은 “아동수당을 ‘자녀성장지원금’, ‘미래준비금’ 등 특정 목적을 강조한 형태로 지급할 경우 부모들이 해당 수당을 교육 및 장기적인 투자 항목에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명칭에 목적을 부여하는 라벨링 효과를 활용해 아동수당의 명칭을 목적별 계좌나 디폴트 옵션을 활용해 소비 결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내리도록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적금형 저축 상품이나 보육·건강 서비스 연계 인센티브를 아동수당에 결합하는 것도 미래지향적 소비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소개됐다.

아울러 이들은 아동수당이 다단기적 소비로 소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모에게 연간 소비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설계 가이드라인이나 장기적인 재정 계획을 교육을 통해 지원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손실 회피 성향이 커 즉각적인 생활비 해결을 우선시하는 저소득가구나 다자녀 가구를 위한 추가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가구 소비지출에 대한 아동수당의 영향 분석 결과.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 중 아동수당을 18세까지 확대하는 내용은 대규모 예산 소요가 필요한 대표적 항목으로 꼽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주민등록 인구 기준 8∼17세 인구는 455만 1000명으로, 이들이 일시에 연 120만원씩 받는다고 가정하면 연 5조 4612억원이 소요된다. 다만 재정 부담을 고려해 점진적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정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약 이행 시 예산 규모와 재원 조달 계획을 분석하고 있다.

연구진은 “아동수당은 소액이지만 주기적이고 비교적 장기에 걸쳐 지급돼 자녀에 대한 안정적 지출을 계획·실행하기에 적합하다”면서도 “현금수당은 아동의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보다 가구의 필수적인 소비에 먼저 사용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할 때, 세대 간 계층 이동을 촉진하기 위해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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