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호응하듯, 삼성은 ‘삼성 6G포럼’을 개최하며 미래 통신기술에 대한 선제 투자를 언급했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사장)이 “바로 지금이 6G를 준비할 적절한 시기”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삼성은 6G 핵심 기술을 선점해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5G가 상용화된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벌써 6G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미 글로벌 기술 경쟁은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은 2020년 10월 민간이 주도하지만 정부가 참여하는 ‘넥스트지(G)얼라이언스’를 설립했고, 에릭슨 노키아 등 세계적 통신장비업체와 대형 통신사를 보유한 유럽연합(EU)은 6G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공공자금 1200만 유로를 2023년 6월까지 투자한다. 중국 역시 2019년부터 6G 연구개발(R&D)에 돌입했다.
세계 각국이 6G에 집중하는 이유는 6G는 사람뿐 아니라 기계도 이용자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6G에 대한 비전은 2023년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내놓을 예정이나, 현재까지 예상된 바로는 6G는 데이터전송 최고속도가 5G에비해 50배 빠른 1 테라비피에스(Tbps, 1000Gbps)다. 특히 도달거리가 큰 폭으로 늘어나 지상에서 10km 떨어진 하늘이나 바다에서도 통신이 이뤄진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대에 필수 기술인 셈이다.
차세대 통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직접 챙긴다. 2019년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글로벌 표준화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ITU 전파통신부문 총회에서 ‘6G 비전 표준화 그룹 의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김동구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5G포럼 전 집행위원장)는 “화웨이가 2026년에 6G의 기술을 보여주고 개념검증(PoC)을 하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연구개발 자체가 아니라 초광대역, 초저지연, 초지능화, 초공간적 혁신이 가능한 서비스 기획 전체를 두고 삼성과 통신사, 소프트웨어 업체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6G 핵심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은 걱정거리다. 삼성 역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포항공대(7월), 서울대(9월), 고려대(2022년 1월)와 협약을 체결해 통신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6G에서 초격차 기술을 이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이경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삼성이 각 대학의 차세대 통신 분야 인재 양성을 돕고 있으나 학부생 제한 때문에 부전공을 연합전공이라는 이름으로 신설한 데 그치고 있다”면서 “수학과 알고리즘, 컴퓨터 공학을 이해하고 굉장히 빠른 기술 트렌드에 맞춰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며 국제적으로 표준화를 주도하는 인재를 키우려면 차세대 통신분야도 AI나 반도체처럼 인력 양성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