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메르스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겠지만 과도한 우려는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동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수준이 높은데다 발병 초기 격리 치료가 이뤄지고 있어 메르스에 감염되도 사망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오히려 보건당국의 미숙한 초동대응과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이 메르스에 대한 실제 이상의 공포를 유발했다고 지적한다.
◇메르스 사망자, 고령+기저질환 ‘공통점’
현재까지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70세 이상의 고령인 데다 기저질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7일 공개된 5번째 사망자 역시 암을 앓고 있었다. 현재 상태가 불안한 10명 중 4명도 70세 이상 고령자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사망자 대부분은 고령, 당뇨병, 만성신부전증, 만성폐질환, 면역억제 환자 등의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었다. 면역력이 있는 젊은 층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대증요법을 통해 완치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다만 “50세 이상 고령자이면서 폐나 신장의 만성질환 당뇨병 환자들은 메르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르스 치사율 40%? “국내는 10%대”
중동지역의 40%대 메르스 치사율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질환이 처음 발병한 중동에서 지난 2012년 4월 최초 환자가 보고된 이후 2015년 5월까지 25개국에서 1167명이 발병해 이 중 479명(치사율 41%)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신종플루 등 유사한 질환군이 치사율 10% 미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임이 분명하다. ‘치사율 40%’는 없는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독일 본 대학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연구팀은 메르스 치사율 40%는 과장된 수치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우디인 1만여명을 조사한 결과 15명이 메르스 항체를 갖고 있었다며 실제 사우디 내 메르스 환자는 4만여명으로 추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치사율은 1%대로 떨어진다. 증세가 경미한 메르스 환자들이 현지 의료체계 등의 한계로 통계에서 빠지면서 치사율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점에 비추어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국내 메르스 치사율이 10%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메르스는 2차·3차 감염자로 갈수록 증상도 경미하고 사망률도 낮다고 설명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 내외의 사망률은 메르스가 아닌 일반 지역사회 폐렴의 사망률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3년 동아시아에서 ‘살인진드기’로 맹위를 떨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초기에는 사망률이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3년이 경과한 후 5∼7%까지 떨어졌다는 점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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