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B, FIFA 제안으로 규정 신설
인종차별 근절 조치 일환
판정 항의로 그라운드 떠나면 퇴장 가능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부터는 상대 선수와 대치 중 입을 가리면 퇴장당할 수 있다.
 | | 네이마르(브라질)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경기 중 입을 가리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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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 규칙을 제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29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특별 회의에서 상대 선수와 대치 상황에서 입을 가리는 선수는 퇴장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기 규칙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또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선수에게도 레드카드를 꺼낼 수 있는 규정도 포함했다.
IFAB는 “FIFA 주도로 모든 주요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결과”라며 “새 규정은 대회 주최자의 재량에 따라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FIFA의 제안으로 승인된 두 규정은 다가오는 북중미 월드컵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상대 선수와 대치 중 입을 가리는 선수를 퇴장시킬 수 있게 한 규정은 인종차별 근절 조치의 일환이다.
 | | 프레스티아니(오른쪽)가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비니시우스(왼쪽)에게 말하고 있다.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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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벤피카(포르투갈)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2025~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녹아웃 라운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불거진 사건으로 규정 마련 논의가 본격화했다.
당시 레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벤피카 잔루카 프레스티아니가 신경전을 벌였다. 이때 프레스티아니가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비니시우스와 설전을 주고받았다. 비니시우스는 프레스티아니가 자신을 향해 ‘원숭이’라고 지칭하는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경기가 10여 분간 중단됐다.
이후 프레스티아니는 비니시우스를 향해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인종차별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UEFA는 프레스티아니에게 6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유니폼으로 입을 가리면서 인종차별 발언 여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 | 북중미 월드컵부터 상대 선수와 대치 중 대화할 땐 입을 가리면 안 된다.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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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대다수 선수가 입 모양으로 발언 내용이 유추되는 걸 막기 위해 종종 입을 가리고 대화한다. 정상적인 대화라면 문제가 없으나 프레스티아니 논란처럼 인종차별 등의 발언을 하면 입 모양이 중요한 조사 수단이 된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선수가 입을 가리고 인종차별 발언을 하면 당연히 퇴장당해야 한다”며 “숨길 게 없다면 말할 때 입을 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선수와 이를 부추긴 팀 관계자를 퇴장시킬 수 있는 규정도 최근 사례에서 비롯됐다.
 | | 올해 1월 열린 세네갈과 모로코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 모습.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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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세네갈 선수단은 모로코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에서 심판의 페널티킥 판정에 항의하며 라커 룸으로 철수했다가 복귀했다. 세네갈은 1-0으로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으나 지난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항소위원회가 모로코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며 세네갈의 우승이 박탈됐다.
IFAB는 “경기를 중단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팀은 원칙적으로 몰수패 처리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