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국회에서는 본예산이 통과되자마자 추경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초 추경 규모를 10조~20조원으로 추산했다. 이어 20조원 규모의 원화 외평채도 발행할 예정이다. 결국 시장에서 소화해야 하는 국채 물량은 220조~230조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최근 예상치 못한 탄핵정국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외국인투자자의 국채 매도 때문에 국채금리는 상승(가격 하락)하고 있다.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시중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기업 자금 조달은 물론 민생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대규모 국채가 발행되면 우량 회사채에 대해서도 구축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본드웹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간 선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 국채를 15조894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2021년 9월 이후 3년 만의 최대 순매도액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12월 4일부터 순매도액은 18조7131억원에 달한다. 한국 국채의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예고로 꾸준히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됐으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이다.
대외 여건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책적 불확실성은 원화 가치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Fed·연방공개시장위원회)은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까지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국채 발행 진도율은 6.93%(13조7000억원)에 불과한데 지난 2006년 이후 1월 중 가장 낮은 발행 진도율인 점을 고려하면 발행 규모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연초효과를 감안한 크레딧 발행 수요까지 생각할때 연초부터 채권 발행은 대규모로 쏟아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발행 부담을 우려해 자금 집행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난 4분기 금리 하락을 견인한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세도 수급 부담이 높아지면서 순매도로 전환한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