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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이어지는 잽과 스트레이트 주문. 실제 눈앞에 있는 듯한 파퀴아오가 강하게 주문하자 나도 모르게 또다시 주먹을 댄다. 한 5분을 했을까. 온몸이 땀범벅이 돼 버렸다. 피코(PICO)의 가상현실(VR)헤드셋 ‘네오3 링크’에서 만난 ‘매니 복싱’이란 VR게임의 한 장면이다.
피코로부터 약 2주일간 이 회사의 VR헤드셋 ‘네오3 링크’를 대여해 사용해봤다. 피코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지난해 인수한 VR·증강현실(AR)헤드셋 기기 업체다. 2015년 설립된 피코는 올 1분기 글로벌 VR헤드셋 시장에서 메타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하는 강자다.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2’가 점유율 90%로 절대적인 강자라면 피코는 아직 점유율이 5% 남짓이지만 최근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신예다.
피코 ‘네오3 링크’의 첫 인상은 ‘간결함’이었다. 일단 외관이 이용자 편의적으로 디자인됐다는 느낌이다. 우선 머리 스트랩의 경우 뒷 부분에 회전식 다이얼이 있어 간단히 조여주면 머리에 딱 맞게 착용할 수 있다. VR헤드셋 기기 자체가 크기 때문에 쓰고 벗는게 불편했는데 이 제품은 이런 부분에서 개선된 듯하다. 더불어 VR헤드셋 본체 앞뒤에 무게추가 달려 기기 전반의 무게중심도 안정적이다.
제품의 사양은 퀄컴 스냅드래곤 XR2 칩셋, 6기가바이트(GB) 램(RAM), 256GB 온보드 스토리지(내장 저장공간) 등을 탑재했으며, 4K해상도(3664X1920)과 최대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VR헤드셋을 써보면 실제 매우 부드러운 화면을 접할 수 있으며, 쓰는 즉시 해당 공간의 경계를 인식해준다. 그리고 주로 서서 이용하는지, 앉아서 이용하는지에 따라 주변 공간을 맞춤형으로 인식,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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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VR게임도 꽤 실감났다. 상대방의 서비스를 슬라이스로 깍아 되받아쳤더니 바로 드라이브가 날라온다. 당황하면서 받아치려 했지만 공은 네트에 걸리고 말았다. 복싱, 양궁, 탁구 등 ‘네오3 링크’로 VR게임을 연이어 하다보니 헤드셋 속 세상이 현실인지 가짜인지 헷갈릴 정도로 실재감이 있었다.
특히 6자유도(3차원 공간에서 운동하는 물체의 6가지 동작 요소)의 콘트롤러는 32개 시각적 추적센서를 이용해 복잡한 환경에서도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높은 정확도와 낮은 지연시간이 특징이다.
실제 ‘네오3 링크’를 오래 사용해보니 특히 조작감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딜레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때문에 스포츠 VR게임을 할 때 더 빛이 났다. 다만 액션RPG인 ‘애프터 더 폴’을 실행하니 VR게임의 고질적인 단점인 멀미감을 피할 순 없었다. 또 정신없이 몰입해서 콘트롤러를 휘두르다보니 콘트롤러 배터리 슬롯의 뚜껑이 쉽게 열리는 것도 플레이할 때 거슬리는 부분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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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호환성도 뛰어나다. ‘네오3 링크’의 경우 ‘디즈니+’, ‘쿠팡 플레이’, ‘티빙’, ‘애플TV’, ‘유튜브’ 등이 가능한데, 경쟁 모델인 ‘오큘러스 퀘스트2’의 경우 ‘넷플릭스’와 ‘유튜브’만 가능하다.
제품 구성은 1세트당 1개의 VR헤드셋과 DP케이블(본체·모니터 연결용)을 비롯한 미니 DP어댑터, 노즈패드, 렌즈 스페이서 등 약 14만원의 악세서리를 포함하고 있다. 배터리는 5300mAh 수준이다. 피코는 지난달 중순부터 ‘네오3 링크’를 국내 판매하고 있으며 가격은 55만9000원(부가세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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