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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명품 광고 뺀 자리에 '서커스 쇼'..시름 잠시 잊기를"

전재욱 기자I 2021.12.21 17:01:55

신세계百 크리스마스 장식 기획한 유나영 부장
영화 '위대한 쇼맨' 감동 옮긴 미디어 파사드 형식
"서커스 영화 감동을 전달..모든 음악도 자체 제작"
"광고 포기한 자리에 건 크리스마스 트리, 더 가치"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서울 남대문 신세계백화점 본점 크리스마스 장식은 이맘때 수도 야경의 정수로 꼽힌다. 화사하게 펼쳐지는 장식에 눈과 귀를 사로잡힌 시민은 귀갓길이 늦어지는 것도 잊은 채 싱글벙글한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지친 심신을 추스르기를 바라는 게,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장식 테마를 `매지컬 홀리데이즈`(Magical holidays)로 잡은 이유다.

이 작업을 총괄한 유나영(사진) 신세계백화점 VMD(비주얼 머천다이징)팀 부장은 21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기를 견디고 이겨내고 있는 이들에게 마법같은 감동과 기쁨을 드리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표현한 영상) 형식의 매지컬 홀리데이즈는 한편의 서커스 공연을 보는 듯하다. LED칩 140만개를 사용해 불을 밝힌 외관 스크린에서는 외발 자전거 타기와 저글링 묘기가 펼쳐진다. 매일 해가 지면 시작해서 자정 사이 펼쳐지는 공연은 다음 달 21일까지 이어진다.

▲서울 남대문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밝히고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미디어 파사드 형식으로 구성한 ‘매지컬 홀리데이즈’ 영상이 일몰과 자정 사이 시작해 내달 21일까지 펼쳐진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유 부장은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2017)을 보고 받은 감명을 이번 작품에 쏟아부었다. 그는 “서커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가 선사한 벅찬 느낌과 감동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ㄱ` 자(字)로 꺾인 건물 외관의 한계를 강점으로 살려낸 것도 특징이다. 외려 파노라마 효과가 있는 시각적 강점으로 살려낸 것이다. 특히 현장에서 흘러나오는 음향은 심혈을 기울이고자 자체 제작했다.

유 부장은 “곡 하나하나마다 음악 감독이 직접 작곡한 창작물로서 모든 장면에 `찰떡같은 음악`을 갖추고자 애썼다”며 “영화의 감동은 시각을 넘어 청각에서 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서울 남대문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밝히고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미디어 파사드 형식으로 구성한 ‘매지컬 홀리데이즈’ 영상이 일몰과 자정 사이 시작해 내달 21일까지 펼쳐진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는 등장과 동시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3분19초짜리 영상은 조회 수가 약 82만회다. 누적 재생 시간으로 치면 약 4만5100시간이나 된다. 미디어 파사드를 걸지 않았으면 그 자리에 광고를 걸어서 수익을 냈을 텐데 과감하게 포기하고 거둔 성과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1963년 개소한 이래부터 이어지는 전통이다.

유 부장은 “이 시기 광고로 얻는 수익을 포기하면 고객과 시민에게 작게나마 위안을 줄 수 있다”며 “사회공헌 차원에서 더 가치 있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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