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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이윤택, 형량 1년 늘어난 징역 7년 선고 환영"

최정훈 기자I 2019.04.09 15:17:47

9일 이윤택 전 감독 항소심 맞춰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 열어
"이 전 감독 항소심에서 형량 늘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
"성폭력 책임 피해자들에게 되돌리고 반성 없어"

시민단체인 이윤택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9일 오후 2시 25분쯤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1년 늘어난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사진=권효중 기자)
[이데일리 최정훈 권효중 기자] 시민단체들이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윤택(67)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9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7년을 받아 형량 1년 더 늘어난 것에 대해 환영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 130개소와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한국여성변호사회 등으로 구성된 이윤택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25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극계 내에서 자행됐던 수많은 성폭행 또한 이제는 성폭력이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며 “오늘 사법부의 올바른 판결을 통해서도 연극계에서 오랜 관행으로 자리 잡았던 것이 성폭력임이 분명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이윤택은) 본인이 한 행동이 오랜 관행으로 결코 성폭력이 아니라며 무죄 선고될 수 있다는 듯이 당당하고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항소심 재판마저 오랜 관행이었던 연기지도가 ‘새로운 시기가 와서 젊은 친구들에 의해 성폭력으로 명명되고 자신의 책임이 됐다’며 오히려 성폭력의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되돌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피고인 이윤택은 이제라도 연기지도를 핑계 삼아 성폭력 가해를 정당화하려 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성찰하길 바란다”며 “자신의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더이상 법적 다툼을 멈추고 자숙하며 사법부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이윤택은 ‘연극을 만들다가 일어난 일이며 지난 시절에는 가능했던 불미스러운 일이었다’고 연극계 전체를 모욕했다”며 “이윤택의 폭로가 시작된 이후 급하게 기자회견을 열고 연희단 거리패를 해체하겠다며 자신의 말만 하고 사라졌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진심 어린 반성이나 사과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도 “우리 사회의 위계폭력 재발 방지와 문화 예술인들의 창작을 위한 권리, 미래의 온전한 책임이 이윤택과 피해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피해자들이 가해를 증언하고 고발하고 미투 생존자로서 나서는 순간 국가와 사회는 국민의 안전할 권리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극단 단원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이 전 감독은 이날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1심 형량보다 1년 늘어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취업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한규현)는 “피고인이 연기 지도 과정에서 비롯된 신체접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건전한 성적 도덕 관념을 가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며 “유사강간 행위로 인해 피해자들에게 우울증 등 상해가 발생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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