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취임 100일을 맞은 김도진 IBK기업은행 은행장은 중구 을지로 소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영업개시 사흘 만에 10만명 이상을 끌어모으며 돌풍을 일으키자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김 행장은 “지금 당장은 많은 고객이 인터넷은행으로 쏠리고 있지만 6개월~1년가량 지나봐야 인터넷은행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정리될 것으로 본다”며 “그때까지 디지털 금융의 체계화와 고도화를 통해 뒤떨어지지 않게 많은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은행 출범에 대응방안으로 김 행장은 “금리 경쟁을 하면 기존 은행이 질 수밖에 없다”며 “인터넷은행은 4~6등급의 신용을 가진 고객들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은데, 연체율 관리 등을 잘해야 안착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은행 경영환경도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기업은행은 이미 지난 3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금융·경영상황 점검회의로 전환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은 물론 중소기업과 서민 지원, 구조조정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김 행장은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은행으로 발족했기 때문에 연체율과 부도율을 우려해 중소기업금융을 줄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중소기업의 돈맥경화 현상을 막기 위해 선제적·선도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IBK기업은행은 국내 중소기업여신의 22.6%의 비중을 담당하고 있다. 김 행장은 취임 초부터 “비 올 때 우산 뺏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미 기업은행은 올 1분기까지 연간 목표 43조 5000억원의 약 32% 13조 8000억원을 공급(잠정)했다. 향후 중국 사드 보복 피해와 금리 상승 충격까지 겹칠 경우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을 감안해 올해 공급목표의 60 퍼센트를 상반기에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 행장은 “기업은행은 저성장의 장기화 국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중소기업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위기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중소기업여신 비율은 이보다 낮출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업은행의 네트워크론을 비롯한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상생협력금융 사례는 영국 학술기관인 더 케이스 센터에 등재되기도 했다.
한편 자회사 정보공유와 계열사 간 협업을 위한 필수 과제로 지목되는 지주사 전환은 임기 내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은 “지금 당장 기업은행 현실을 볼 때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와 국회 및 여러 관계자의 공감대도 필요하고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 행장은 취임 이후 밝혀온 해외부문ㆍCIB(기업투자금융)ㆍ디지털 강화 기조를 중장기 과제로 설정하는 한편, 단기 과제로는 대형점포와 적자점포의 효율화 등 영업점 효율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