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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위안화 무역결제 두 배 증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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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5.12.01 14:59:48

국제금융센터 ‘원·위안화 직거래 컨퍼런스’ 개최
중국 공급망 재편·첨단산업 성장…위안화 결제 확대
거래량 늘었지만, 김치본드·파생상품 시장 ‘정체’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 11년을 맞은 가운데, 2030년에는 위안화를 통한 무역결제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 경제의 구조적 선진화와 산업 고도화, 국제 무역 환경 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및 서울 위안화 청산은행 11주년 컨퍼런스’에서 발표자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공급망 재편·첨단산업 성장…위안화 결제 확대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장은 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및 서울 위안화 청산은행 11주년 컨퍼런스’에서 2024년 위안화 무역결제가 247억달러에서 2030년에는 552억달러(약 81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10% 수준에서 20%로 두 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위안화 결제 확대 배경으로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선진화와 산업 고도화가 꼽힌다. 이 실장은 “중국 경제는 올해 4.9% 성장률을 기록하며 내년에도 중속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비록 부동산 시장 침체와 투자심리 위축 등 단기적 제약 요인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체질 개선과 첨단산업 성장에 따른 위안화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아시아 지역 공급망 변화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거 아세안과의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흑자로 전환되면서 산업 구조와 협력 체계가 재편됐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국을 제치고 5년 연속 아세안 최대 무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했고,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위안화 결제 확대는 무역뿐 아니라 투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으로의 직접투자는 무역 대비 60%에 달하며, 서비스 무역과 첨단 기술 산업에서도 위안화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서울 원·위안 직거래시장 현물환 일평균 거래 규모는 지난해 24억 2000만달러에서 올해(1~9월) 31억 3000만달러로 늘었다. 역외 위안화·자국통화 직거래시장 기준으로는 싱가포르(31.7%), 홍콩(29.7%), 영국(12.6)에 이어 4위(7.3%)였다.

사진=AFP
10년간 위안화 김치본드 발행 ‘전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방에도 불구하고 지난 11년간 국내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김치본드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채권연구센터장은 “위안화 김치본드는 외화 표시 채권으로, 국내 기업이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투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하지만 지난 10년간 국내 위안화 김치본드 발행은 전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2015년 일부 은행이 3건 정도를 단발성 발행에 그쳤다.

정 센터장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발행 기반 여건과 투자자 기반을 마련하고, 한중 정책 공조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처음 개설된 원·위안 직거래 시장은 양국 간 무역 확대와 금융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도입됐다. 당시 금융 당국은 기업들의 환전 비용을 줄이고, 두 개 통화 간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직거래 시장은 현물환 거래 비중은 높지만, 스왑·선물환 등 파생상품 시장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위안화 채권을 주로 홍콩 시장에서 발행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시장에서는 투자자 관심이 저조한 실정이다. 발행을 위해서는 환헤지 비용과 금리 수준, 결제 시스템 등 다양한 요소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센터장은 “직거래 시장은 긍정적 기대를 가져올 수 있지만, 김치본드 등 파생 수단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단순 거래 확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정부가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내 투자자 기반을 확대해야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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