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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 소속 류기혁 개발자는 9일 NDC에서 ‘돈 버는(P2E·플레이투언) 게임’을 언급하면서 “단순히 유저들의 캐시아웃(현금화)를 도와주는 시스템이 아닌데 마케팅 용어로 사용되는 등 지금 시장은 본질을 잊은채 시작되고 있는거 같다”고 시장 현황을 짚었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의 시장 개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봤다. 탈중앙화(디파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해 이용자가 직접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 자산을 보관하고, 블록체인 자체의 성능 향상으로 기업들이 시장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블록체인 게임의 몇 가지 이상향에 대해선 현 시점에서 사실상 불가능 수준으로 봤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지점이 ‘블록체인 도입에 따른 게임 확률 운용의 신뢰성 확보’다.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에 따라 수많은 노드가 코드 실행의 정당성을 검증하지만, 플레이 과정에서 수없이 이용하게 될 게임 아이템의 생성과 전송, 거래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까닭이다.
류 개발자는 “블록체인 상의 코드는 한번 기록이 되면 수정하기가 굉장히 힘들고 수정을 해도 기록에 남게 되니까 유저들이 직접 확인하고 감시할 수 있다. 기존의 신뢰의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면서도 고비용 구조를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79킬로바이트(KB) 아이템 이미지에 50개 속성을 부여한 데이터를 기록하기 위해 들어가는 수수료(가스)만 약 168만원이다. 모든 정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하는 ‘온체인’의 경우가 그렇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밖의 ‘오프체인’ 데이터 저장을 활용한다. 온체인엔 ‘누가 어떤 아이템을 소유했다’ 정도만 기록하고, 실제 데이터는 오프체인인 기존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다. 이 경우 오프체인의 데이터를 불러오고 저장할 때, 변조 가능성이 있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오라클 문제’라고 부른다.
류 개발자는 “아이템 (확률)강화 성공 여부를 다시 오프체인에 반영시켜야 하기 때문에 결국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이템의 데이터가 온체인에 존재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에서 확률 강화 콘트랙트를 동작시킬 때 성공 여부 메타 데이터를 오프체인에서 수정하는 방법으로 정당성 확인을 제안했다. 류 개발자는 “오프체인의 기록이 블록체인 기록보다 빠르거나 트랜잭션 로그대로 강화가 적용돼 있지 않다면 조작된 것”이라며 “이 방법으로 완벽하게 사고를 예방할 수 없어도, 사고가 난 정도는 확실시 증명해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템 거래 과정에서 수많은 인증 문제도 있다. 결국 게임사가 이용자에게 권한을 위임받아 서명하고 자산을 이동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류 개발자는 “관리자가 서명을 해도 문제 없는 신뢰 구조를 만든다면 인 게임에서 팝업창이 떠서 플레이 경험을 해치는 일은 없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탈중앙화자율조직(DAO) 기반의 게임 운영도 제안했다. 이용자가 토큰 홀더가 돼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게임 방향을 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류 개발자는 “기존 회사처럼 투자자와 이용자가 따로 나뉘지 않고 이용자이면서도 토큰 홀더, 즉 투자자가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더욱 양질의 의견을 받거나 더 좋은 방향으로 합의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표 마지막에 “모든 이상을 한 번에 실현시킬 수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블록체인 게임이 기존 시스템보다 신뢰 문제 있어서는 개선이 된 모습일 것”이라며 “지금 이 시점에도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줄이고자 많은 블록체인 종사자들이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