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법인세율, 10년 만에 OECD 평균 추월

최훈길 기자I 2018.08.08 16:15:35

국회예산정책처, 올해 韓 27.5%-OECD 23.9%
GDP 대비 법인·재산세 비중도 OECD 평균 추월
野 "일자리 창출하려면 법인세율 2~5%p 낮춰야"
與 "조세부담률·실효세율 낮아, 추가 증세 필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병규 세제실장이 지난달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첫 세제 개편에 따라 올해부터 법인세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야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9월 국회가 열리면 법인세 논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8 조세수첩’에 따르면 올해 법인세 최고세율은 27.5%(지방세 포함)로 OECD 평균(23.9%)보다 높았다. G7 국가(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의 평균(27.6%)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한국의 법인세율이 OECD 평균보다 높았던 것은 2008년(한국 27.5%-OECD 25.7%) 이후 10년 만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명목 GDP) 대비 법인세, 재산세 비중도 OECD 평균보다 높았다. 명목 GDP 대비 한국의 법인세 비중(이하 2016년 기준)은 3.6%로, OECD 평균(2.9%), 미국 등 G7 평균(2.6%)보다 높았다. 재산세 비중(3%)도 OECD 평균(1.9%)보다 높았고 G7 평균(3%)과 같았다. 올해부터 한국의 법인세가 올라 GDP 대비 법인세 비중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재산세 개편을 검토 중이어서 향후에 재산세 비중이 더 오를 수 있다.

야당은 세 부담이 커진 만큼 법인세, 거래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인세율을 2~5%포인트 인하해 기업의 투자 의욕을 높이는 게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종합부동산세를 올리면 취득세 등 거래세를 낮춰 자산 관련 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법인세 인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러나 여권 측은 조세부담률이 해외보다 낮아 증세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지난해 20%를 기록했다. 조세부담률은 세금 수입이 한 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전년보다 올랐지만 재작년 대비 OECD 평균(25.1%), G7 평균(24.9%)보다는 여전히 낮았다.

강병구 재정개혁특별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조세부담률이 OECD 회원국에 비해 낮은 이유는 과세당국에 포착되지 않는 지하경제의 규모가 크고, 낮은 명목세율과 비과세 감면 제도 등으로 실효세율이 낮기 때문”이라며 “사회경제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3%포인트 추가적인 증세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특위는 이달 중으로 회의를 열고 하반기 조세개편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의 법인세율이 OECD 평균을 뛰어 넘었다. 법인세율은 지방세를 포함한 최고세율 기준임. 단위=%.[출처=국회예산정책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2017년 조세부담률은 확정되지 않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한국의 조세부담률을 20%로 추산했다. 단위=%.[출처=국회예산정책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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