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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한 사람과 들은 사람이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등 발언 수위를 두고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면서 약간의 해프닝도 빚어졌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회장단과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정책 간담회’가 끝난 뒤 브리핑을 갖고 “홍영표 원내대표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대·중소기업 현장에서 갖는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인식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서둘러 브리핑을 마무리하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곁에 있던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상무)이 그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그러더니 이번엔 박 본부장이 마이크를 잡고 “홍 원내대표가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박 본부장의 발언 후 기자들의 질문은 쏟아졌다. 경제계가 6개월 연장을 요청한 것인 지,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는 의미인 지를 묻는 질의였다.
박 본부장과 기자들간 질의응답이 오가는 사이 박 대변인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홍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로 돌아온 박 대변인은 “홍 원내대표가 6개월로 늘리겠다고 확정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면서 “여전히 보완책을 고려하고 의견을 모으겠다는 의미”라고 다시 번복했다.
사실 홍 원내대표의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날인 27일에도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조찬 강연회에서 “6개월 정도로 하는 탄력근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크게 문제될 것 없어 보이는 발언이었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시각 차가 있어 확정적으로 얘기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반면, 근로시간 단축이 코앞으로 다가온 경제계 입장에서는 여당 원내대표 입에서 다시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가 언급되자, 확정적인 것처럼 들렸을 수 있다.
그 만큼 사안이 다급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한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정책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수치상으로는 안정된 성장세를 보이지만, 반도체 등 몇개 기업을 제외하면 수익성이 좋지 않아 성장 내용 면에서는 취약하다”면서 “성장률이 하향 추세로 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극약처방이 나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진단 △젊은기업 육성 △분배악화 △사회 안전망 구축 △규제 개혁 △노동정책 등 6개 과제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민주당 원내지도부 측에 전달했다.
구체적으로는 사전 규제를 줄이고 사후 규제를 강화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규제 개혁, 금융 지원 대신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한 젊은 기업인 육성 등을 제안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대한상의의 문제 의식과 현실 진단이 여당과 유사하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