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열리는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강원 속초 한화리조트로 집결하는 남측 이산가족들의 손에는 북쪽 가족에게 전달하기 위한 선물꾸러미가 가득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여행가방에는 방한복과 내복, 구급약·상비약 등 생활용품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달콤한 초코파이와 배를 채워줄 수 있는 라면으로 지난 19차 상봉에 이어 인기 있는 선물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초코파이를 준비한 이막례(78) 할머니는 “어려서부터 군것질을 좋아한 오빠에게 줄 것”이라며 “어린시절 부모님 몰래오빠가 사준 사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67년 전 헤어진 형님을 만나러 간다는 서병권(83) 할아버지는 “배고플때는 라면이 최고”라며 “전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큰 가방에 가득 채워 간다”고 설레이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윤애(81) 할머니는 “어릴적 나를 업어 키운 작은아버지를 만나러 간다”며 “나이가 들어 필요한 건 내복과 구급약”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아버지 몸 크기를 몰라 평균 사이즈보다 큰 것을 준비했다”며 “어릴적에는 크게 느껴졌던 당신의 어깨가 그립다”고 회상했다.
이산가족들은 접수를 하는 동안 선물 꾸러미가 무게를 초과하는 것은 아닌지 북쪽의 가족들에게 보여줄 가족사진은 잘 있는지 몇번이고 여행가방을 풀어 확인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