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대구 편입 무산 위기에…지역·정치권 ‘부글부글’

문승관 기자I 2022.02.09 16:49:43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군위군 대구 편입시 선거구 재조정 불가피”…편입 반대
대구·군위 시민단체, 차량시위·기자회견 등 분위기 격해져…“김형동 사퇴하라”
대구·경북의원회동 전격 취소되자…김기현 국힘 원내대표 10일 국회서 간담회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경북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에 건설하는 데 필요한 전제조건인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안이 복병을 만났다. 지난해 경북도의회 일각의 반발 등 우여곡절 끝에 행정안전부가 관련법을 입법예고했지만 경북 안동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이 선거구 재조정 등을 이유로 반대에 나서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통합 신공항 유치 과정에서 일사천리로 진행할 줄 알았던 ‘대구 편입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군위군민과 지역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경북도와 대구시, 군위군 등 해당 지자체에서는 협조요청에 나섰고 지역 정치권도 별도의 모임을 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군위군 대구시 편입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와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 회원들이 9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위군 대구 편입에 반대한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경북 안동·예천)을 규탄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9일 군위군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군위 대구편입 법안의 국회처리 논의를 위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군위군 대구편입과 관련, 대구경북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예정된 경북 의원들의 회동이 전격 취소되면서 김 원내대표가 중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행안위 소속 법안소위 위원인 김형동 의원이 만날 이유가 없다며 회동 불참을 알린 게 회동취소의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동 의원의 반대로 지난 7일 법안소위 상정이 무산됐다. 소위 상정은 국회 관례상 위원들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이달 25일 폐회할 제393회 국회 임시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되면 5월1일자로 군위군은 대구시로 편입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회기 통과가 무산되면 다음 회기에서 처리할 수 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 통과해야 한다”며 “대구경북통합신공한 건설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 등 일부 지역 의원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군위군이 대구에 편입되면 선거구가 재조정되기 때문이다. 표밭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김 의원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군위군이 대구에 편입된다면 선거구 전체 조정이 다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경북 전체의 선거구 조정이 있을 수 있다. 경북은 현재 13석인데 12석으로 내려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0년 7월 군위의 대구 편입을 골자로 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동합의문 동의 서명부에 서명했으나 2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매우 달라졌다”며 “당시 그 취지는 민간공항도 유치하고 대구경북 발전을 기하자고 한 것인데 2년이 지난 상황에서 보니 군위를 보내지 않고서도 공항을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자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와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 등 지역단체들은 트럭과 방송차량 등 차량 50여대를 동원해 김형동 의원 안동 사무실 인근 시가지 10㎞를 돌며 김 의원의 사퇴와 대구 편입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등 대규모 규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지역사회와 김형동 의원, 대구경북 지자체, 지역정치권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군위군 대구 편입에 반대한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경북 안동시·예천군)을 규탄하는 군위군 통합신공항 추진위원회 관계자 차량이 9일 경북 안동 도심을 거쳐 경북도청까지 차량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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