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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2002년 첫 발을 뗀 국내 리츠는 초기에는 오피스, 리테일 등 안정 배당형 리츠를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임대주택 리츠가 외형적 확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앵커 리츠가 성장을 주도했다고 판단했다. 기관이 주주로서 역할을 하며 리츠 투자와 경영에 대한 중요한 통제를 유지하는 리츠로,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NH리츠, LH임대주택리츠 등이 대표적인 앵커 리츠에 속한다.
요즘에는 데이터 센터, 인프라, 물류 등 4차 산업혁명 및 테크 관련 리츠가 각광 받기 시작했다. 비중이 압도적인 주택 리츠를 제외하면 2012년 3% 수준이었던 물류는 지난해 10%대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미국의 경우 2010년 이커머스와 관련된 섹터는 9%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32%로 늘어났다.
이 교수는 에이리츠,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등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 자기관리 리츠에도 주목했다.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부동산 PF 대안으로 개발리츠가 허용됐고, 부동산 시장 가열과 함께 수익이 창출됐다는 설명이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향력 확대도 리츠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리츠의 매력은 높은 배당금인데 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가격도 함께 내려갈 것이란 부정적인 의견이 존재하지만 경험적으로 리츠는 인플레이션과 큰 연관이 없으며, 리츠 소득은 인플레이션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 리츠의 수익률은 7.1%로, 2~3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 1.2%를 훨씬 웃돈다. 2002년 평균 수익률 8.5%과 큰 차이가 없지만 당시 정기예금 금리는 5.2%에 달했다.
김선태 한국리츠연구원 부회장은 △일정 요건을 갖춘 공모예외리츠의 설정 후 영업인가제 도입이나 공모 간주 리츠제도 도입, 혁신리츠에 대한 규제샌드박스 도입 등 리츠 육성 제도 도입 △임대형 임대주택 리츠에 대한 세제 지원 보완과 같은 합리적인 규제 완화 △과도한 규제 도입을 예방하는 시스템 도입과 같은 효율적인 감독 시스템 구축을 통해 리츠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현재 연기금 등은 리츠를 일반 상장주식이 아닌 간접 대체 투자 상품으로 보고 있는데 투자 대상 주식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으며, 공모주식 펀드, ETF의 상장 재간접 리츠 투자를 허용한다면 수요를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형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2002년 4개의 리츠를 시작으로 매년 30%씩 성장을 시현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280여개의 공사모 리츠가 운영되고 있고, 총자산은 65조원 수준”이라면서 “상장 리츠 성장 가속화 등을 통해 리츠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