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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속물량에 의존…中 판매 부진 직격탄
자동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완성차 판매가 역성장하고 고정비가 증가하면서 수익성 하락 폭이 확대됐다. 그룹 영업이익은 2012년 17조2000억원을 기록한 후 2016년 13조9000억원까지 축소됐고 작년에는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6년 9.4%에서 지난해 7.8%로 크게 낮아졌다.
문제는 2016년까지 4조원에 가깝던 부품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2조38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영업이익률은 6.9%에서 4.6%까지 축소됐다. 권나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15~2016년만 해도 중국 자동차 판매시장이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전속(Captive) 물량이 증가해 이익을 유지했다”며 “지난해 들어 중국 시장이 꺾이면서 이익에 타격을 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룹이 판매하는 완성차의 부품을 공급하는 수직화된 계열 구조가 업황 악화로 일시에 타격을 받은 것이다.
최근 중국 자동차 판매가 나아지고는 있지만 완연한 회복세는 아니고 현지 합작법인인 북경현대와 동풍열달기아의 수익창출력이 약화돼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는 중장기 지속적인 리스크다. 권 연구원은 “최대 25% 관세 부과 등 불리한 결정이 내려질 경우 한국 완성차와 부품업체의 미국시장 경쟁력은 구조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차그룹 중 주요 부품사는 이미 신용도 하향 압박에 직면했다. 현대위아(011210)의 경우 현재 신용등급(AA) 전망이 ‘부정적’이다. 최근 2년간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차입 부담은 상대적으로 확대돼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EBITDA대비 순차입금은 4.5배로 1년 전(2.4배)보다 크게 확대됐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의 점진적 실적 회복세는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50만1000대로 전년동기대비 6.4% 증가했고 미국에서도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판매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대부분 구형 재고를 털어낸 상태다. 권 연구원은 “전략적으로 구형 모델 재고를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높이고 가동률을 낮춰 고정비 부담이 컸다”면서도 “하반기 이후 시장 트렌드에 맞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비중이 늘어나면서 인센티브는 줄고 가동률이 높아져 고정비 부담이 낮아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과거와 같은 수준의 이익 창출은 힘들다는 판단이다. 이미 완성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산업 변화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통상 자동차 브랜드는 신차 이익을 기반으로 다음 신차 출시를 준비하던 구조지만 이제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SUV로 수요가 변화하는 트렌드 변화에도 대응이 늦었는데 연구개발비 증가도 맞물렸다”고 지적했다. 자산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추가 자금 소요가 불가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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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신용도 측면에서 지켜봐야 할 부분은 결국 자동차 판매 개선이다. 그는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국내에서 호응을 얻어 미국에서도 상품성을 인정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신차 판매를 위한 인센티브 추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 신흥국 경기 변동성 등을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이 주요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도 모니터링 요소다. 그룹은 당초 현대모비스(012330)를 분할하는 내용의 순환출자 해소 방안을 마련했다가 주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권 연구원은 “공정거래법 개편안이 통과돼 대주주의 계열사 지분율 규제가 20%로 낮아지는 리스크가 불거지기 전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높다”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그룹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무형의 영향을 감안할 때 가능한 짧게 끝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