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휴식기'…軍 지도부 쳐낸 김정은, 동계훈련 전열 재정비

김관용 기자I 2017.11.21 16:58:40

국정원 "北 노동당, 軍 검열…황병서 등 처벌"
軍 지도부 교체로 전열 가다듬고 동계훈련 준비
北 통상 11~12월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자제
美 테러지원국 재지정,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 상존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지난 9월 이후 두달 넘게 추가 도발을 중단한 가운데, 전열을 가다듬고 동계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관련 북한군 특이동향을 묻는 질문에 “현재 북한군의 통상적인 활동들이 식별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 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 황병서와 제1부국장 김원홍을 비롯한 총정치국 소속 장교들이 처벌을 받았다는 첩보가 있다”며 “최근 군이 너무 당 위에 있다고 당 지도부가 판단해 일부 부패한 정치 장교를 검열을 통해 친 것”이라는 취지로 보고했다. 노동당 주도의 북한군 검열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올해 4월 평양 여명거리 준공식에서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북한군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두 달 넘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북한군은 현재 최고지휘관 부재에 따른 전력 공백을 메우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다.

군 총정치국은 김정일의 선군(先軍)정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김정은이 탄도미사일 관련 활동에 힘을 실어주면서 군의 권한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조직도 비대해졌다는 후문이다. 군이 비리와 부정부패로 얼룩져 당 주도로 이에 대한 정화 작업을 벌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군은 내달 1일부터 시작하는 동계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는게 우리 군 당국의 판단이다. 북한군의 동계훈련은 통상 12월부터 3월까지다.

북한은 그동안 11월과 12월에는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자제해 왔다. 김일성과 김정일 집권 시기에는 이 기간 동안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없다. 김정은 집권 시기 역시 총 50번의 미사일 도발 중 3~5월 사이가 절반을 차지한다. 11월과 12월 미사일 발사횟수는 각각 1회·2회다. 지난 2012년 12월 12일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시험발사와 2015년 11월28일 동해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정도가 대표적이다.

시어 코튼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 연구원은 김정은 집권 이후 5년간 북한 미사일 발사 횟수가 4분기에 급격히 감소한 것은 추수와 월동준비 등의 이유라고 분석한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9년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서 북한의 이례적 도발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빌미로 핵·미사일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두 달 동안 핵·미사일 도발은 자제하면서도 미사일 성능 개량 등의 관련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국회 정보위 간사는 “북한 핵실험 임박 징후는 식별되지 않고 있지만, 김정은의 결단에 따라 언제라도 핵실험이 가능할 것으로 국정원은 전망하고 있다”면서 “미사일 연구시설에서 차량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엔진시험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성능 개량을 위한 일련의 활동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北 잇따른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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