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월 1주차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주보다 3.8%포인트(p) 상승한 34.4%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도가 34%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3주차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주보다 0.6%p 하락한 45.2%로 집계됐다.(모든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지지도는 12·3 계엄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계엄사태 직전인 작년 11월 4주차에 32.3%를 기록하다가 계엄 사태 직후인 12월1주(26.2%), 12월2주차(25.7%)로 떨어졌으나 3주차부터는 3주 연속 상승했다. 반면 민주당은 12월2주 52.4%로 리얼미터 조사기준 현 정부 들어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이후 3주 연속 하락했다.
지지도가 3주 연속 국민의힘은 상승하고 민주당은 하락하면서 양당의 격차도 1월1주 기준 10.8%포인트(p)에 불과하다. 직전 주(12월4주) 양 당의 차이(15.2%p)와 비교해 한 주 만에 5%p 가까이 줄어들었다.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
보수성향 매체가 의뢰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추월했다는 결과도 나온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어본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가 38.8%로 오히려 더불어민주당(33.7%)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도는 4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9.6%로, 이중 ‘매우 지지한다’는 29.2%, ‘지지하는 편이다’는 응답은 10.4%로 나타났다. 지역별 지지율은 서울에서 47.4%로,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46.2%)보다 높았다.
해당 여론조사는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소환 요구에 3차례 불응하고, 체포영장 집행마저 거부한 상황이 모두 포함된 여론조사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보수매체가 의뢰했기에 약간의 편향성을 있음을 고려해도 해당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5.1%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신뢰도가 낮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
윤 대통령의 수사불응 그리고 이에 발맞춘 국민의힘의 적극적인 비호가 이어지는 상황에도 대통령·국민의힘 지지도가 오히려 상승세를 탄 이유로는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해 12월 10~12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51%)이 ‘신뢰한다’는 응답(41%)보다 무려 10%p나 높았다. 이 대표는 같은해 6월 18~20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비호감도가 58%에 달했고,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최근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한 데 이어 헌법재판소 탄핵 소추 사유에서 내란 혐의 등 형법 위반 부분을 철회한 것도 보수결집을 이끌었을 가능성도 크다. 국민의힘은 내란 혐의 형법 위반 철회에 대해 “국회에서 통과될 때는 내란죄를 전면에 내세우고, 헌재 안에서 심판할 때는 내란죄를 뺀다면 탄핵 절차를 우습게 만드는 것”이라며 “다시 제대로 써서 국회가 재의결해야 한다”고 공격하고 있다. 또 민주당이 공수처를 향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등을 압박하는 상황도 오히려 중도보수층에 반감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민주당이 탄핵소추 사유를 변경하고 공수처를 압박하는 상황에 대해 보수층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고려해 조기대선을 하기 위한 작전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대통령을 강제구인하겠다는 그림도 오히려 보수층의 반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이 대표를 비호하기 위해 계속 무리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설 명절 전후로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보수층이 현 상황을 이미 대선정국으로 인식해 총결집했단 분석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보수층에서는 이미 윤 대통령 탄핵을 돌이킬 수 없다고 보고 총결집한 상태”라며 “이 대표에 대한 반감도 분명히 보수층 결집을 강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보수는 총결집한 상태이기에 지지도가 더 올라가기도 어렵고, 조기대선이 열려도 승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