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도…서학개미 테슬라 1.5배 베팅

원다연 기자I 2023.05.02 17:19:56

가격 인하 전략에 1분기 이익률 전년比 7.8%p↓
주가 160달러대로 하락, "적정주가 28달러" 평가도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순매수 1위, 1.5배 베팅도
"하반기 기술성과 공개가 주가 모멘텀 될 것"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테슬라의 실적 악화에도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사랑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추종하는 종목을 지난 한달간 45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테슬라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지난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나타났다. 4월 한달간 테슬라를 2억 4436만 9453달러(약 3270억) 규모 순매수했다.

지난 3월 미국 국채 20년물을 기준으로 3배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고채 불 3X ETF’를 1억 3707만 1460달러(약 1837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던 서학 개미들은 한달만에 다시 테슬라로 돌아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테슬라가 공개한 1분기 매출은 233억29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순익은 25억1300만달러로 같은 기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가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차량 매출은 늘었지만 순익은 대폭 줄었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률은 11.4%로, 작년 동기(19.2%)보다 7.8%포인트나 하락했다.

테슬라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는 하루만에 9.75% 급락하며 16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1일(현지시간)에도 주가는 161.83달러에 마감했다.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적정 주가는 28달러 수준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데이비드 트레이너 뉴컨스트럭트 최고경영자(CEO)는 “매출 순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테슬라의 적정가는 28달러”라며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대량생산하게 되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 정책을 쓸 것이기 때문에 테슬라의 이익 마진은 더욱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의 주가 반등에 베팅했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도 지난 한달간 3386만 9320달러(약 454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서학개미들이 투자한 전체 종목 가운데 순매수 규모가 6번째로 컸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의 플랫폼화 비전을 위해 전기차의 대량 보급과 이를 위한 생산단가 하락이 중요하다”며 “추세적인 주가상승 모멘텀을 위해서는 수익성의 추가 하락없이 판매대수 증가가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차량 가격 인하로 인한 수익성 충격이 뚜렷하기에 재무적인 성과보다 사이버트럭, 완전자율주행(FSD), 도조(Dojo) 등 투자에 대한 성과를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며 “상반기는 차량 가격 인하로 인한 수익성 충격이 크겠지만, 하반기는 기술적 성과 공개를 기반으로 한 중장기적 사업 목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 12월 태국 방콕의 테슬라 공식 출시 행사장에 테슬라 모델 Y가 검은 천으로 덮인 채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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