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달 25일부터 이달 8일까지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을 실시한 이후 연일 접경지역 포병사격을 통해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군용기 위협비행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에 이어 14일 9·19 남북군사합에 따른 동·서해 완충구역에 포격을 가했다. 새벽과 오후에 걸쳐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의 해상 완충구역에 560여 발이 포탄을 퍼부은 것이다.
나흘만인 18일에도 오후 10시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를 쐈다. 이어 11시께에도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발의 포병 사격을 했다. 우리 영해에 낙탄은 없었지만 이 역시 9·19 군사합의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다. 19일에도 서해상 완충구역 내로 포 100여발을 쐈다.
북한은 이같은 도발의 원인이 남측에 있다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은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로 “남조선군의 전방지역 포사격에 대응한 강력한 군사행동 조치”라고 발표했다. 그날 오후 주한미군이 실시한 MLRS 사격을 트집잡은 것이다. 이날도 총참모부 대변인은 우리 군의 호국훈련을 ‘적들의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면서, “중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18일 밤과 19일 위협 경고사격을 진행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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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시 한반도 상황에 대한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미 공군의 E-3B 공중조기경보기가 서해와 수도권 상공을 비행하는 항적을 노출해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알렸다. 특히 전략폭격기도 한반도 인근에 전진배치 했다. 이날 항공기 추적 서비스 에어크래프트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 2대가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를 출발해 18일 괌 앤더슨 기지에 도착했다.
B-1B는 핵폭탄을 장착하진 않지만 융단 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한다. 통합정밀직격폭탄인 제이담(JDAM) 뿐 아니라 비유도 일반폭탄 등 최대 60톤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B-52의 2배 수준이다. 마하2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어 유사시 최고 속도로 날아오면 괌 기지 이륙 후 2시간 만에 평양에 닿는다. 평양을 순식간에 초토화 할 수 있는 항공기이기 때문에 북한은 B-1B의 한반도 출격 때마다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지난 6월에도 북한의 핵실험 준비 징후가 포착되자 B-1B를 괌에 배치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