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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델타 변이 경제 충격 우려…골드만·IMF도 성장 전망치 낮췄다

신정은 기자I 2021.08.11 17:16:23

중국, 텔타 통제 위해 무관용 대응 조치
공장 멈추고, 식당 문닫고, 물류 차질 우려
모건스탠리 中성장률 전망치 8.7→8.2% 조정
中백신 효능도 우려…하반기 경제정책 주목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보다 더 강력한 통제 조치를 실시하면서 경제 성장이 충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나둘씩 낮추기 시작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경제 하락은 전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모건스탠리 中성장률 전망치 8.7→8.2% 하향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무관용 전략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조기 통제하는 데 실패하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에 따르면 지난 9일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3명으로 일주일 전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시에서 처음 시작된 이번 발병은 3주 만에 중국 31개 성의 절반 이상으로 확산됐으며 10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왔다.

중국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더라도 증상이 없는 사람들은 확진자로 분류하고 있지 않는다. 한국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당국은 무관용 정책에 따라 확진자가 나온 주거지역을 봉쇄하고 공공 행사 취소, 관광지 및 오락시설 폐쇄, 개학 연장 등 같은 강력한 대응 조치를 내놓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으로 연결되는 항공과 철도 운행도 이미 중단시켰다.

CNN에 따르면 중국 중앙 당국은 델타 변이 확산을 통제하지 못한 지방의 공산당 관료 40명 이상을 이미 징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강력한 방역 조치는 경제 회복에 충격을 줄 수 밖에 없다. 공장 가동이 멈출 뿐 아니라 식당 등 서비스업은 물론 물류산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글로벌 금융기관들을 잇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주 내놓은 보고서에서 전염력이 훨씬 강한 델타변이의 특징과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무관용 접근법을 고려하면 경제 충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올해 중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7%에서 8.2%로 0.5%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또다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 중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8.6%에서 8.3%로 내렸다.

이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8.4%보다 0.3%p 낮은 8.1%로 낮춘 바 있다.

사진=AFP
◇소매 판매 타격 우려…中백신 효능도 의문

WSJ은 만약 중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더욱 심각해지면 중국의 제조업 생산이 영향을 받고 이는 전 세계 공급망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성장 둔화에 따른 상품 수입 위축 등은 다른 나라의 성장률에도 악영향 줄 수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델타 변이바이러스로 인한 중국의 봉쇄조치가 중국내 소비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3분기 소매 판매 증가 전망치를 12%에서 8.5%로 내려잡았다.

중국에서는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개월 연속 하락한 데다 수출 지표마저 악화하면서 하반기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9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작년 동월보다 9% 오르면서 기업들의 고충도 가중되고 있다. 주요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원자재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다양한 강경책을 내놓았지만 생산자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장쑤성 난징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중국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하는지가 하반기 경제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인도 등 다른 개발 도상국이 공급망에 차질을 빚으면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건 중국이다.

WSJ는 중국 당국이 단기간에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성공하면 4분기에 다시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문제는 델타 변이바이러스의 강한 전염력이라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백신 접종률도 우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건수가 17억회분을 넘어섰지만 인구대비 접종률 현재 40% 수준으로 아직 낮은 편이다. 또한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중국 백신의 효능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들은 하반기 경제 성장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여름 휴가철에 중대 현안을 논의하는 이른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이달 초부터 비공개로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서는 차기 지도부에 대한 인사와 함께 미중 패권 대결과 코로나19 사태 대응, 경제 정상화 등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중국 권력의 최고 핵심 기구인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어 하반기 온건한 통화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을 재확인하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회복 지원을 이어나가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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