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유튜버]"40대에도 직장 생활할 자신이 없었다"

성선화 기자I 2019.07.18 15:51:53

관종 끼없는 일반인의 유튜버 성공 스토리
외국인 게스트 초청 정보 채널 ''씨쿠니'' 인터뷰
평범한 마케터로 직장생활 13년..비전없어 퇴사 후 유튜버 전향
1년만에 유튜브 수입 월급보다 많아서..삽질 끝에 성공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그는 원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대학에서 무난하게 인기있는 경영학과를 전공했고 졸업 후엔 마케터로 취업을 했다. 20대엔 그렇게 앞만보며 열심히 달렸다. 스스로 논리적이라고 생각했고 분석적이라 믿었다.

하지만 30대 중반 어느날 문득 깨달음이 왔다. ‘과연 40대가 되서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은 조직의 큰 그림(기획)을 실행하는 일개미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조직에 대한 회의감이 스물스물 올라올 때쯤 유튜브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6개월간 직장 생활과 유튜브를 병행하며 그가 깨달은 건 영상 제작이 너무 재미있다는 점이다. 유튜브를 찍을 때만큼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구독자 6만명의 쇼채널 유튜버로 변신한 씨쿠니를 최근 만났다. 뼛속부터 끊어 오르는 관종끼도 없고 솔깃한 전문지식도 없는 일반인이 유튜버가 되려면 그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월급만큼 벌기까지 버틴 시간 1년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은 구독자 100명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큰 꿈에 부풀어 정성껏 영상을 만들어 올리지만 구독자 한명 늘리기도 버겁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자마자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싹쓸이한 유튜버는 백종원 씨가 거의 유일할 정도다.

끼도 재주도 없는 일반인이 유튜브를 하려는 방법이 뭘까. 구독자 6만명까지 길고긴 과정을 거쳐온 씨쿠니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 관종 끼가 있는 사람들이 유튜브를 시작하지만 그는 카메라 울렁증이 있는 일반인이었기에 더욱 험난했다.

초창기 그의 영상들을 보면 초보 유튜버들이 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알 수 있다. 억지 웃음을 자아내기 위한 부자연스러운 설정, 방향성이 불분명한 컨텐츠 메시지 등 1년간 구독자수가 2000명에 불과했다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씨쿠니 채널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외국인 게스트 중심의 정보쇼였던 것은 아니다. 시작은 IT 기기 관련 각종 리뷰들로 시작을 했다. 하지만 구독자는 좀처럼 늘지 않았고 바짝바짝 입이 다 들어가던 무렵, 미국에서 놀러온 친구와 삼겹살 먹방을 찍었다. 기대도 안 했던 영상의 조회수가 20만뷰 이상 대박을 치면서 구독자수도 순식간에 늘었다.

◇퇴사 1년만에 유튜브 수입 월급보다 많아져

그의 시행착오가 길어진 건 시청자들의 격렬한 반응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다. 외국인 친구와 함께 찍은 먹방이 히트를 친 이후에도 그는 원래 찍던 리뷰 영상을 올렸다. 그러자 다시 조회수는 예정으로 돌아갔다.

그는 다양한 시도를 하던 중 터지는 영상이 있다면 ‘구독자의 반응’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상은 그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꽤 오랜 삽질 이후 그는 조회수가 가장 많이 나왔던 외국인 게스트 영상 위주로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의 씨쿠니 채널의 포멧은 이렇게 완성된 셈이다.

씨쿠니 채널의 중심은 외국인 게스트다. 그들과 함께 한국에서 겪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룬다. 구독자의 80%가 남성이다보니 미인 게스트를 보다 선호한다. 이 역시도 철저히 구독자에 입맛에 맞춘 영상제작이다.

퇴사 이후 1년 만에 유튜브 수입이 월급보다 많아졌다. 그는 “올초부터 유튜브 영상이 직장 다닐 때보다 많아졌다”며 “애드센스 이외에도 영상 제작 의뢰로 버는 수입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영상 제작자다. 그는 버즈피드와 같은 외국 유튜브 채널 등을 참고하며 끊임없이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했다. 그는 “직장생활과 유튜버의 삶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며 “수입이 불규칙한 스트레스는 있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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