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0일 오전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추진하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정비가 필요하다면 서울시와 공기업이 목적에 부합하도록 개발한 후 기존 상인에 우선 공급해 재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에 참여한 시행사와 시공사가 얻은 개발이익은 각각 △6-3-1·2구역에선 2982억원 △3-1·4·5구역에선 2007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분양가에서 대지비와 보상비, 공사비 등 비용을 제외한 값이다.
세운 6-3-1·2구역은 지상 20층 규모 업무시설로 더유니스타가 시행을, 대우건설이 시공을 각각 맡았다. 지난해 8월 8578억원에 매각됐다. 주상복합아파트로 지어진 세운 3-1·4·5구역은 더센터시티가 시행을,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각각 담당하며 현재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세운상가 일대는 1978년 재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2003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로 지정되며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경실련은 “시가 세운지구 사업을 활성화하고자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바꾸고, 업무시설을 주거로 용도 변경하는 등 사업자의 이익 극대화를 지원했다”며 “그 결과, 도심 산업 공간 확보율이 1.7%에 그치고 상인은 폐업하거나 뿔뿔이 흩어져 재정착률이 18%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개발은 공익사업이라는 이유로 민간에 토지 수용을 허용하고 각종 특혜가 제공되지만 실상 영세한 주민을 터전에서 내쫓는 사업”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투기꾼과 토건세력 배만 불리는 세운 재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정비사업을 전면개혁해야 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