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자본시장특위, 수익률 낮은 퇴직연금제도 손본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위 최운열 위원장(가운데)과 김병욱(왼쪽), 유동수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금형 퇴직연금 등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회위원회가 퇴직연금 제도의 개선 방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추가할 것을 건의했다. 특위는 퇴직연금 관련 법안을 담당하는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협의해 조만간 관련 법 개정안도 제출하기로 했다.

민주당 자본시장특위 소속 최운열·유동수·김병욱 의원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퇴직연금 제도개선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유 의원은 “퇴직연금은 낮은 수익률로 인해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최근 5년간(2013~2017년) 퇴직연금 평균수익률은 2.33%로 국민연금(5.20%)에 비해 크게 저조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급여를 회사가 아닌 외부 기관에 두도록 하면서 안정성 확보라는 일차적 목적은 달성했지만 효율적인 자산운용에는 한계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특위 위원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금형 퇴금연금과 DC형 가입들에게 디폴트옵션을 추가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노사가 퇴직연금의 운영을 담당할 수탁법인(기금)을 설립하고 수탁법인에서 전문 금융기관에 위탁해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수탁법인이 자산운용수익률에 따라 위탁 기관을 선택할 수 있어 금융기관 간 경쟁을 유도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김 의원은 “현재는 기업이 퇴직연금사업자인 금융회사와 계약을 통해 연금을 운영하고 있어 근로자의 참여가 제한되고 연금자산 관리 등 서비스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금형을 도입하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근로자 스스로 운용책임이 있는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경우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연금자산 운용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자산을 운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퇴직연금의 운용방법을 직접 선택하지 않는 경우, 사전에 설정한 운용방법으로 자동투자하는 제도다.

최 의원은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근로자의 전문성 부족과 무관심 등으로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연금자산이 방치돼 장기투자를 할수록 수익률이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DC형 제도는 퇴직연금제도 도입 당시 운용지시 부재 문제를 보완하는 디폴트옵션이 함께 도입됐어야 하나 누락된 부분을 늦게나마 보완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퇴직연금 연수익률을 3%만 끌어올리면 은퇴시점에 적립금이 56%나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퇴직연금 제도 개선은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본시장 특위에서 제안한 제도개선 사항은 모두 노사의 선택권을 확대시켜주는 것일 뿐 강제사항이 아니므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현행 퇴직연금 체계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최 의원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은 이미 의원입법과 정부입법으로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고 DC형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은 향후 당정간 협의를 거쳐 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