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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은 도박장소 개설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방송업자 김모(44)씨를 구속하고 최모(36)씨 등 1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10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 세계 운동 경기 영상과 도박 게임 영상을 중계료를 받고 도박사이트 102곳에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도 부천시 소재 오피스텔에 컴퓨터 36대로 구성된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도박사이트 1곳당 월 150만~250만 원의 중계료를 받고 영상을 제공했다. 도박 사이트에서 스포츠 중계료 명목으로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16억 7000만 원에 달한다.
제공한 영상이 인기를 끌자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여성 딜러를 고용해 직접 고안한 도박게임인 ‘나인볼’ 추첨 영상을 추가로 제공했다.
나인볼 게임은 0~9의 숫자가 적힌 20개의 공이 들어 있는 추첨기에서 딜러가 공 4개를 뽑아 2개씩 짝을 맞춘 뒤 숫자 합이 큰 쪽이나 홀짝 여부를 맞추는 게임이다.
이들은 나인볼 영상을 1년 가까이 무료로 제공하다 지난달부터 유료로 전환하고 중계료로 950만 원을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이 중계한 영상을 받은 도박 사이트들은 총 1조 2156억 원대 규모의 도박장을 운영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중계사이트 서버를 일본에 개설하고 나인볼 게임 스튜디오는 경기도 부천에서 유료 중계를 시작한 지난달 미얀마로 이전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스포츠 시청을 좋아하던 차에 전 세계 모든 운동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해 도박 사이트에 제공하면 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총책과 영업이사, 프로그래머, 스튜디오 관리자, 딜러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도박사이트와 공생하는 게임 영상 중계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