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24th SRE]中기업 추격에 실적변동성 커진 LG전자

김도년 기자I 2016.11.30 15:05:00

최근 워스트레이팅 자주 등장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TV와 가전제품에서 매우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한 LG전자가 최근 들어 SRE 워스트레이팅(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2회 SRE에서 40개 후보군 가운데 12번째로 지적을 받은 이후 이번 24회 SRE에서도 13위에 올랐다. 중국 기업의 맹추격에 지난해부터 TV와 휴대전화 사업부 실적이 휘청하면서 크레딧시장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4회 SRE 워스트레이팅에서 LG전자는 유효응답자 160명 중 16명(10.0%)에게 현재 ‘AA 안정적’ 등급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9월 ‘LG그룹 전자부문 주력기업의 신용등급은 안정적인가’란 제목의 연구보고서에서 LG전자의 신용등급 안정성에 우려가 나타나는 이유로 휴대전화 사업과 TV 사업의 실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꼽았다.

올해 6월말 기준 휴대전화 사업부문(MC·Mobile Communications)의 영업손실은 3557억원으로 지난해 말 영업손실 1196억원보다 더 늘었다. 2014년말 26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계속해서 손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TV 사업부문(HE·Home Entertainment)은 올해 상반기 들어 다시 회복하긴 했지만 지난해에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73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1.2%에 불과했다.

TV와 휴대전화 부문에서 실적 변동성이 커진 데는 중국기업의 맹렬한 추격이 한 몫하고 있다는게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다. 모바일 사업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자 삼성과 애플 등 선두 기업을 따라잡기가 버거울 정도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LG전자 MC 부문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4년 4.3%에서 지난해 3.1%, 올해 상반기 2.7%까지 떨어졌다. 중·저가폰 시장에선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후발업체들의 성장세에 밀리는 형국이다.

이 같은 형세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은 것은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신평사들은 TV, 휴대전화 시장이 성숙기에 도달하고 중국 등 후발기업의 추격에 따른 경쟁 심화,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여파로 실적이 들쑥날쑥한 구조가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빠른 기술변화 속도, 짧은 제품 수명 주기, 국제적인 경쟁 등에 직면해 있는 전기전자 사업은 경쟁력과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런 요인들은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LG전자의 신용도가 당장 뚝 떨어질 만큼 사업안정성이나 재무적 대응력이 약해진 상황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현재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사업에선 안정적인 영업수익성을 보이면서 다른 사업부문의 실적 저하를 상쇄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LG전자의 부채비율은 195.3%이고 차입금의존도는 24.6%에 불과하다.

NICE신평 관계자는 “LG그룹 전자부문은 최근 수년 동안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재무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TV와 휴대전화의 이익 변동이 계속되겠지만 확고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전제품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전체 수익성 변동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문의: stock@edaily.co.kr]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