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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확장안은 2002년 교통연구원과 2009년 국토연구원이 거론한 내용이 골자였다. 김해공항의 2개의 활주로는 길이가 각각 3200m, 2743m에 불과해 260석 이하의 항공기만 이용할 수 있다. 활주로를 더 길게 만들려면 공항 남쪽에 있는 남해고속도로를 관통해야 하는데, 확장론자들은 남해고속도로를 900m 정도 지하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방법은 기술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북쪽에 신어산(630m) 등 장애물이 있어 항공기 안전 착륙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존 활주로 방향을 시계 방향으로 약간 틀어 새로운 활주로를 만드는 방법도 나왔다. 이 안은 남해고속도로를 건드리지 않고도 충분한 활주로 거리를 확보할 수 있고, 비행기가 신어산 등 장애물을 비켜 착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활주로 방향을 틀 경우 김해공항 내에 있는 군 시설을 이전해야 하고, 트는 방향엔 이미 시가지가 들어서 있어 소음 피해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에도 김해공항 확장안은 새로운 형태로 부각됐다. 김해공항 주변에 등대 역할을 하는 항행안전시설인 볼텍을 설치해 남풍이 불 때 활주로 진입방향을 남서쪽으로 비틀어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충돌위험과 이착륙 대기시간을 줄여 슬롯을 늘인다는 안이었다.
관제절차를 개선하는 슬롯 증설 외에도 기존 남북방향으로 놓인 2개의 활주로 서쪽에 반시계방향으로 50도 정도를 비튼 길이 2700m짜리 보조활주로를 만드는 방안도 나왔다. 보조활주로는 김해공항 북측의 신어산, 돗대산 등 산악지형을 피해 이착륙이 가능해 안전성이 높아지고 측풍(항공기 옆 바람)이나 가시거리 등 기상조건의 영향을 덜 받게 돼 결항 비율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 방안은 이전 확장안의 한계를 상당 부분 해소하고 비용 절감 이점도 있다는 평가였으나 소음권역 확대와 24시간 운항 제약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는 단점이 제기돼 결국 없던 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