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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 미래학자이자 미래연구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인 제롬 글렌(사진)은 1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일상의 변화: 휴먼&디지털’이란 주제의 제7회 세계전략포럼(WSF)의 세션3 ‘가능미래와 선호미래는 다르다(Possible future is different from preferred future)’ 연사로 나와 AI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증강천재’란 첨단 기술을 결합해 인간의 능력치를 최대화한 것을 말한다. 현실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덧붙여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개념이다. 안경을 통해 시력을 높일 수 있듯 인간의 지능도 기술발전에 따라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허공 위에서도 손가락 움직임으로 가상·증강현실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가 현실이 된다는 얘기다.
◇“2050년엔 대부분 사람 스티브 잡스 될 것”
글렌 회장은 “지난 1991년 지적인 두 사람인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만났고 이 두 두뇌에서 많은 것이 나왔는데 2040~2050년이 되면 대부분 사람이 이렇게 뇌가 증폭된 천재가 될 것”이라며 “시력이 좋지 않았는데 안경을 쓰는 순간 잘 보이듯 언젠간 두뇌를 이 같은 방식으로 증폭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렌 회장은 “미래 기술 변화의 속도만큼이나 기술의 통합 가능성은 무한대에 가깝다”며 “미래엔 여러 개의 현실에서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 될 것이고 사람들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라는 차이에도 무관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IBM과 구글도 인공두뇌를 연구하고 있다. 두뇌에 대해 역 설계를 하면 이전보다 사람의 지능도 더욱 진화할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AI 시대에는 많은 권력을 행사하는 과학 기술 분야 전문가(technocrat)와 인간의 내적 가치와 의식을 가장 중시하는 의식 전문가(mystic) 등 두 전문 집단 간 조화의 정도에 따라 의식과 기술 문명의 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적절한 조화 역시 필수라고 강조했다.
◇AI 시대 단계적으로 준비해야
부의 집중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부의 집중이 과잉되면 사회에 큰 폭동이 발생하곤 했다. 글렌 회장은 “미래기술이 사람을 대체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이런 상태로 가다 보면 구조적인 실업이 일상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미래에 발생할 부차적인 파장에 대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렌 회장은 “인공지능은 적응기간이 없고 순식간에 발전한다”며 “단계적인 기획과정을 거쳐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렌 회장은 “인공지능이 또 하나의 고용형태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자가고용의 시대가 오고 있는 만큼 문화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인류가 하나의 종(種)이라는 공통된 생각을 바탕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인류와 통합할 방법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초지능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 둘러싼 미래 사회환경도 고려해야
글렌 회장은 ‘인공지능’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미래의 변화를 전망해보라고 조언한다. 그는 “미리 생각하지 않으면 복잡한 상황에서 서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절망적인 상황도, 세계 여러 나라와 전략적으로 공조하는 희망적인 시나리오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가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일례로 AI가 진단을 잘한다면 의료비 지출이 줄어들 수 있고 AI생산에 세금을 부과해 소득을 창출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범죄’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최고의 AI전문가를 영입한 조직범죄단이 증시자동거래시스템에 침투하거나 경찰시스템에도 침투할 수 있다. 글렌 회장은 “AI만이 아닌 AI를 둘러싼 환경도 생각해 봐야 한다”며 “AI에 대한 최신기술 동향을 공유하면서 장점은 확보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