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하나투어가 조좌진 전 롯데카드 대표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고 대표집행임원 체제로 전환했다. 2020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PE에 인수된 지 약 6년 만에 기존 대표이사 체제를 폐지하고 이사회와 경영 실무를 분리한 것이다. 조 대표는 프리미엄 여행과 외국인 국내 여행(인바운드), 인공지능(AI)을 3대 성장축으로 삼아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조좌진 하나투어 신임대표가 지난 18일 주요 직책자를 대상으로 중장기 성장 전략인 '하나투어 챕터2'를 설명하고 있다.(사진=하나투어)
하나투어는 지난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과 임원퇴직금지급규정 변경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정관 변경에 따라 이사회는 주요 의사결정과 경영 감독을, 대표집행임원은 경영 실무를 맡게 된다.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을 나눠 의사결정 속도와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올해 3월 재선임된 송미선 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송 대표는 경영 인수인계를 마치는 대로 물러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별도의 대외 취임식 없이 사내 공지로 취임사를 내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같은 날 오후 주요 직책자를 대상으로 중장기 성장 전략인 ‘하나투어 챕터2’를 설명했다. 그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기보다 하나투어가 이미 보유한 자산을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위해 다시 연결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챕터2의 첫 번째 축은 프리미엄 테마 여행이다. 고객의 관심사와 동행자 구성 등을 반영한 상품을 확대하고, 기획부터 상담과 현지 일정, 사후 관리까지 여행 전 과정에 맞춤형 서비스를 적용한다. 가격 경쟁 중심의 상품 판매에서 벗어나 재구매율과 고객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인바운드 사업도 본격적으로 키운다. 의료·뷰티와 공연, 미식, 쇼핑 등 해외 수요가 높은 K컬처 콘텐츠를 여행 상품과 결합한다. 하나투어가 확보한 국내외 고객 접점과 플랫폼, 현지 운영망을 연결해 외국인의 방한 준비부터 국내 체류와 귀국 이후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좌진 하나투어 신임대표가 지난 18일 주요 직책자를 대상으로 중장기 성장 전략인 '하나투어 챕터2'를 설명하고 있다.(사진=하나투어)
AI는 상품 기획과 고객 상담, 타깃 마케팅 등에 적용한다. 반복 업무를 줄여 운영 효율을 높이고 고객의 선호와 여행 목적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데 활용한다. 하나투어는 이를 통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업별 투자 규모와 매출 목표, 구체적인 실행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조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사와 금융·카드업계에서 약 35년간 근무했다.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 설계와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 경험을 하나투어의 사업 재편에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하나투어의 경쟁력은 단순히 여행지를 많이 아는 것보다 고객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는가에 달려 있다”며 “여행지를 가장 많이 아는 회사에서 고객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