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 존재 지워" vs "안철수 배신자 있어"…野 단일화 신경전

이지은 기자I 2022.02.23 17:08:18

安, 尹에 불쾌감 "정치 파트너 아닌 적대시하는 태도"
국힘, 교섭 채널 찾기 집중…서병수 부산 유세 등판
"공개 가치 있는 내용인가" 이준석-이태규 장외 설전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꺼진 줄 알았던 야권 단일화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했던 제안을 이미 철회했지만, 양당이 과정에서의 책임소재로 공방을 벌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단일화가 다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울산시 남구 롯데호텔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주먹을 쥔 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 후보는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후 떠난 1박2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일정에서 연일 윤 후보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23일 울산 지역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단일화 여지가 남아있는 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일주일 동안 아무런 대답도 없이 오히려 가짜 소문들만 퍼뜨리면서 아예 (내) 존재를 지웠다”며 “이건 서로 함께 정치하는 파트너로서의 대우가 아니라 아주 적대시하는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론을 윤 후보에 지우는 동시에 그에 대한 불쾌감을 가감 없이 드러낸 셈이다.

반면 윤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선거대책본부를 비롯한 국민의힘 공식 라인에서는 희망의 끈을 이어가며 교섭 채널을 찾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안 후보의 부산 유세 현장에 등장해 단일화를 언급한 게 대표적인 예다. 부산 시장 출신의 5선 중진인 서 의원은 안 후보와 학연·지연으로 연결돼 있다.

장외에서는 설전이 한창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를 접게 만들겠다’고 한 국민의당 측 인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단일화 결렬 책임과 관련해 안 후보가 놀랄만한 내용을 터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은 이를 ‘네거티브’로 설정하고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1일 첫 ‘열정열차’ 도착역 여수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함께 내리면서 단일화를 선언하는 ‘빅 이벤트’를 준비했었다”며 이달 초 이 대표와 나눈 합당 관련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안 후보에게 이렇게 지속적으로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공격을 할 이유가 없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 대표 역시 뒤이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내용이 공개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합당을 하더라도 정치적 불이익은 전혀 없을 것이며 안 후보의 정치적 위상을 보장하기 위한 고민을 당 차원에서 하겠다는 이야기가 공개됐으니, 누가 정치적으로 누구를 우대하려고 했는지 백일하에 공개된 것 같다”며 다시 안 후보에게 책임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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