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SK바이오팜 다음 바이오 IPO...'HK이노엔' 뜬다

노희준 기자I 2020.07.02 17:04:14

상장 주관사 선정 상장 준비 작업 중
최근 직원들 IPO 홍보 지침도 내려
한국콜마 인수시 2022년까지 상장
기업가치 2조원...한국콜마 9000억 차입금 부담에 흥행 필요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역대급 대어’로 평가받은 SK바이오팜(326030)이 마침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면서 다음 제약 바이오 기업 중 상장할 기업에 관심이 쏠린다. 다음 주자로는 한국콜마의 비상장 신약개발회사 HK이노엔(구 씨제이헬스케어)이 꼽힌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최근 직원들에게 상장과 관련한 홍보지침(가이드라인)을 내렸다. 섣부른 상장 추진이나 일정에 대한 언급이 향후 법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HK이노엔은 지난해 10월말 IPO 절차에 착수해 상장 주관사로 JP모건,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을 선정한 상태다. 최근 SK바이오팜 상장이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레 다음 공모시장의 바이오 대어로 꼽히는 HK이노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를 정하고 상장 관련 준비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한국콜마가 2018년 4월에 CJ그룹에서 인수한 회사로 제일제당에서 2014년 4월에 물적분할로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신약개발 및 헬스케어(건광관리)기업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CJ그룹에서 씨제이헬스케어를 인수할 당시 컨소시엄을 구성한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2022년까지 씨제이헬스케어 상장을 마치겠다고 했다.

HK이노엔은 전문의약품 회사다. 전체 의약품 시장의 2%내외를 점유하고 있다. 매출기준으로 15위 이내로 평가된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은 국산신약 30호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이다. 지난해 3월에 출시된 이 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계열 중 가장 진보한 기전을 통해 기존 약물 한계를 극복해 국산 신약 중 최단 시간에 연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했다. 1분기 분기보고서상 연매출 4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케이캡정의 미국 내 1상 임상 시험을 승인 받아 미국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작년 기준 전 세계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은 2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미국 시장은 4조 원으로 가장 크다. 이미 케이캡정은 중국·동남아시아·중남미 국가 등 총 23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HK이노엔은 헬스앤뷰티(H&B, 건강과 미용) 사업도 하고 있다.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갈증해소음료 헛개수를 만든 역량으로 지난해는 5000원 규모의 건강즙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무 차(茶), 여주 차, 엄나무 차 등 총 3종류를 내세워 ‘비책집약’이라는 건강즙 전용 브랜드를 내걸었다. 지난달에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저자극성 화장품(더마 코스메틱)시장에도 진출했다. ‘클레더마’라는 브랜드로 피부과병원의원에서 판매하는 로션과 크림 2제품을 내놨다.

실적을 보면 2019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5426억원, 영업이익 852억원, 당기순이익 769억원을 거뒀다. 전년에 견줘 각각 10.6%, 50.6%, 26.3% 불어난 호실적이다. 투자은행에서는 HK이노엔 기업가치를 2조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국콜마 입장에서는 HK이노엔의 IPO흥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HK이노엔 인수를 하면서 회사 자체 차입금 3000억원에 인수금융 차입금 6000억원의 영향으로 재무구조가 큰 폭으로 나빠졌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184.0%, 순차입금의존도 42.6%로 차입금이 다소 높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