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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지에서 조사한 결과가 본부로 보고가 됐기 때문에 장관님께 소상히 보고드리고 (어제) 간부들과 대책을 논의했다”며 “장관님도 어제 간부회의와 오늘 아침에 간부들과 가진 추가 대책회의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중하게 일련의 조치를 취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보안심사위는 외교부 감사팀의 주미대사관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K씨에게 어떤 징계를 내릴지, 어느 선까지 물을 것인지 등에 대해 논의한다.
외교부 내에서도 보안심사위가 열리는 것은 드문 일로 사태가 적발된 이후 현지 조사, 보안심사위가 개최되기까지 절차도 상당히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직접 보고내용 등을 챙기며 엄중하고 신속한 대처를 지시했으며, 조 차관도 취임 직후부터 이번 건에 대해 ‘일벌백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취임한 조 차관은 “취임한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유출 사고”라며 “엄중한 시기에 고위공직자로서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기강해이, 범법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취임사 첫머리에서도 이번 사건을 언급하며 엄중한 처벌을 강조한 바 있다.
외교부는 이날 보안심사위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30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K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 K씨는 해임·파면·정직 등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사법처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숙 전 유엔 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건과 관련 “(통화내용 유출) 의도나 과정은 별로 중요치 않다. 결과가 중요하다”며 “국가 보안업무규정에 위배되므로 절차를 거쳐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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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가 이같은 기밀 내용을 접할 수 있었던 경위에 대해서도 청와대와 외교부의 합동 감찰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사 내용에 따라 이번 사태의 파장이 ‘윗선’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차관은 이번 사안과 관련 지휘 책임을 과연 어디까지로 보냐는 질문에는 “보안심사위원회에서 논의를 해봐야 한다”면서 “심사를 시작하기 전 단계에서 ‘지휘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K씨를 통해 들은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 공개한 혐의로 고발된 강효상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배당됐다. 형법은 외교상 기밀을 누설하거나, 누설할 목적으로 외교상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사람을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