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경낮창' 강행군하는 손학규의 속사정

박경훈 기자I 2019.03.12 15:57:49

손학규, 아침 회의 마치고 비행기로 창원행
4.3 창원성산 보선, 손학규 체제 ''중간평가'' 성격
당선보다는 의미 있는 득표율 기대, 8% 가늠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같은 당 4·3 보궐선거 창원성산구 이재환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4.3 재보궐 선거 지원에 나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아침에는 서울, 낮에는 경남 창원을 오가는 ‘아경낮창’ 중이다. 사실상 ‘손학규 선거’를 진행 중인 창원성산 선거에 기적같은 결과가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손 대표는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창원 보선 지원 차 김포공항으로 떠났다. 이날 오후 손 대표는 오후 3시 창원성산 선거대책본부 발대식 일정 후, 오후 5시 하태경 의원이 연사로 나서는 게릴라 토크 콘서트 ‘창원 청년의 삶’에 참석했다.

밤 비행기를 타고 귀경할 예정인 손 대표는 다음날인 13일에도 아침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비행기를 타고 창원으로 떠난다. 여기에 더해 금요일(15일)에는 창원으로 내려간 뒤 주말을 보내고 서울로 복귀한다.

손 대표가 창원에 상주하다시피 한 것은 지난 20일 바른미래당의 창원성산 후보를 결정한 직후. 이후 평일에는 반일, 주말에는 전일 창원 일정이 공식화됐다. 서울에서 직선거리로 300여㎞ 되는 거리를 오가다 보니 바른미래당은 창원에 한 달 간 아파트를 임대해 ‘베이스캠프’까지 마련했다.

실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내일신문이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10일, 창원성산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응답률 4.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7%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재환 후보의 지지율이 5.2%로 나타났다. 초기 1%대를 기록했던 지지율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손 대표 역시 “아직 뚜렷하게 표시가 나진 않고 있지만 창원 시민의 자세가 바뀌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손 대표는 이번 선거를 출마자인 ‘이재환 후보’가 아닌 사실상 ‘손학규 선거’로 치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손학규 체제’ 유지다. 손 대표는 지난 9월 취임 초부터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반년이 넘도록 요지부동한 지지율은 당의 구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다.

만약 이번 보선에서 의미 있는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내 불만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이번 4.3 재보궐 선거 후보 공천부터 난항을 겪었다. 공천 신청자 부족으로 통영시고성군 국회의원 보선은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출마자조차 겨우 구한 당 사정에 득표율마저 낮게 나오면 손학규 체제는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당선보다는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대하는 눈치다. 앞서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창원성산에 옛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이재환 후보는 8.2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손 대표 입장에서는 ‘득표율 8%’가 손학규 체제 중간 평가의 가늠자가 될 전망. 반면 손 대표가 상주하다시피한 창원에서 기대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인다면 당내 분란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잠시 수면 아래로 들어간 ‘정체성’ 문제에 더해 손학규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까지 나오게 되면 정계개편의 단초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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