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성장세 빨라져"…유효한 '금리 인상 깜빡이'(종합)

김정남 기자I 2018.02.08 15:44:53

한은, 지난해 하반기 ''플러스'' GDP 갭 추정
당초 전망은 올해 하반기…1년 앞당겨졌다
"한국 경제, 견실한 성장 흐름 지속 가능성"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으로 추정한 GDP 갭 추정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GDP 갭이 플러스(빨간색 막대 그래프)로 돌아섰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GDP 갭의 정도를 수치가 아니라 그림으로 제시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갭이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추정했다. 당초 전망보다 1년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GDP 갭은 실제 성장 정도를 의미하는 실질 GDP와 경제의 기초체력을 뜻하는 잠재 GDP의 차이다. GDP 갭이 예상보다 빠르게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것은 기초체력상 달성할 수 있는 이상으로 성장하는 시기가 당겨졌다는 의미다.

경기 측면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부담이 작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플러스’ GDP 갭, 1년 앞당겨져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의결 후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GDP 갭을 이처럼 추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만 해도 올해 하반기에나 플러스 GDP 갭을 보일 것으로 봤다. 그런데 불과 3개월 후인 지난달 추정 때는 그 기간을 1년가량 단축한 것이다. 동시에 내년까지도 플러스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허진호 한은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는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실질 GDP 증가율)이 이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라며 “플러스의 폭도 제법 됐다(높았다)”고 말했다.

그 의미는 작지 않다. 마이너스(-) GDP 갭이 계속되는 건 일본식(式) 장기침체의 대표적인 방증이다. 최근 몇 년 우리나라가 딱 그랬다. 반대로 플러스라는 건 경기가 과열 국면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통화정책에도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플러스 GDP 갭은 ‘인플레이션 갭’으로도 불린다. 잠재 GDP보다 높은 수준에서 성장이 이뤄지는 만큼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학계 일각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니라 GDP 갭을 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수요 측면에서 플러스 GDP 갭이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수익 개선, 최저임금 인상 등에 힘입어 명목임금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은의 인상 스케줄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 측면에서 긴축의 부담이 작아졌다는 점에다. 가뜩이나 미국은 인상 속도를 높이려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韓 경제 견실한 성장 흐름 지속”

한은이 이번 보고서를 위해 분석한 최근 경제 상황도 주목된다. △경기 회복기의 특징 △고용 여건 △기조적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이다.

한은의 평가는 그리 어둡지 않다.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 다시 말해 기준금리 인상 깜빡이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은은 무엇보다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고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경기 개선과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는 2만명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앞으로는 더 개선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관측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정부도 일자리 정책을 확대한다는 점에서다. 물가 역시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목표치인 2.0%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완화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등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다”는 관측도 긴축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한은은 “경기와 물가간 관계 약화 가능성은 물가 오름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물가가 이상하리만치 낮으면 인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