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경고…"비트코인 통화로 실패할 것"(종합)

차예지 기자I 2017.10.17 15:24:26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사진=위키피디아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냈던 벤 버냉키(사진)가 가상화폐 ‘대장’ 비트코인에 대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버냉키 전 의장은 가상화폐 스타트업인 리플이 주최하는 한 블록체인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화폐 통화를 대체하고 규제와 정부 개입을 회피하려는 시도”라며 “내 생각에 이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17일(현지시간) 포춘은 보도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각국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을 독점하고 자의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것에 대한 반발로 탄생했다. 비트코인은 화폐가 발행되고 이용되는 전 과정에서 중앙집중적인 통제를 배제해, 거래가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 등 중앙 기관 서버의 승인을 거치지 않고 이뤄진다.

비트코인은 투기 세력이 유입되며 올들어 5배 가량 올랐으며 현재 56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비트코인이 “대부분이 투기적 사업”이라며 “실제로 거래할 수 있는 통화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결국 정부는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정부가 규제하는 통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버냉키 전 의장은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그는 서로 다른 컴퓨터를 사용해 거래 내역을 변경하지 못하게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뱅킹 시스템에 상당히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또 은행에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하고 3위 가상화폐 리플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 리플이 규제당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거래 기록이 저장된 거래장부 전체, 즉 데이터베이스(DB)다. 거래정보가 사용자 모두에게 분산되고 끊임없이 갱신되기 때문에 조작이나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보안 시스템도 필요 없고 은행을 거치지 않고 네트워크상에서 직접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분야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올해 안에 전 세계 은행의 80%가 블록체인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해킹 방지 뿐 아니라 전산비용 절감에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글로벌 금융 기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2020년 200억 달러(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연준, 영란은행, 일본(은행) 등은 지불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을 강력 지지할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은 특히 국가 간 결제를 신속히 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버냉키 전 의장은 입장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과도 일치한다. 앞서 다이먼 회장은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강력하게 비난하면서도 블록체인 기술은 장기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낙관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과거에도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2013년 버냉키는 가상화폐가 ‘장기적인 가능성’을 갖게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15년 쿼츠와 인터뷰에서는 “비트코인이 익명성과 안전성 부족을 포함해 일부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상화폐 광풍

- 앤드어스체인, 초기 채굴자 ‘앤드어스체이너’ 모집 성황리 마감 - 마이클조던, NBA스타 카드 블록체인 토큰사에 투자 - 한국블록체인협회, ‘가상자산 AML·CFT 실무과정’개최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