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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증시가 연일 상승랠리를 이어가자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이는 신용융자 잔고가 1조위안(약 177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역사상 처음있는 일로, 그 만큼 주식시장이 과열돼 있는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처음으로 1조위안을 돌파했다. 이는 최근 12개월간 무려 4배로 불어난 것이다. 이 기간중 상하이종합지수도 86%나 상승했다.
이처럼 빚을 내서 주식을 매입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시 상승세에 힘이 실릴 것도 사실이지만, 주가 변동성도 확대됐다. 상하이증시의 변동성은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위 칸 드래곤생명보험 펀드 매니저는 “신용융자 잔고 증가는 양날의 검과 같다”며 “주가가 상승할 때에는 더 큰 수익을 안겨다 주지만, 반대로 시장이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 손실도 크게 불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우려로 인해 중국 증권규제 당국은 지난 1월에 중국내 3대 대형 증권사에서 개설하는 신규 증권계좌에 대해서는 신용융자를 받지 못하도록 규제를 가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증권사들은 50만위안 이하의 계좌 잔고를 가진 고객들에게는 아예 신용융자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꾸준한 통화부양 정책으로 인해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기를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실제 최근 2주일간 중국에서 신규로 개설된 증권계좌는 280만개에 이른다. 이는 시카고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