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화학 업계, 트럼프 관세·에너지 위기·아시아 저가 공세 '삼중고'

양지윤 기자I 2025.09.04 14:19:21

우크라전發 에너지 위기 이후 회복세 ''찬물''
트럼프 관세에 가격 압박·아시아 경쟁까지 겹쳐
대기업은 그나마 방어…중소기업은 직격탄
"수출 구조 변화 불가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유럽의 화학 업계가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난을 겪으며 고군부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유럽연합(EU)산 석유화학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주요 고객사들이 주문을 미루는 등 수요 위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로이터)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의 관세가 유럽 화학 산업의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럽 화학 기업들이 새로운 혼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화학 산업은 기계, 자동차, 제약에 이어 유럽연합(EU)에서 네 번째로 큰 수출 산업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와 전력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 지역 내 화학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높은 생산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부진으로 화학 분야의 연간 수출 규모는 지난 2023년 기준 약 6550억유로(약 1064조3360억원)로 10년 전에 비해 4%나 감소했다. 여기에 주요 산업 수요 둔화까지 겹치며 일부 기업은 공장을 폐쇄하거나 인력 감축에 나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EU산 제품에 대해 최소 15% 이상의 수입 관세율을 부과하면서 자동차, 기계, 소비재 등 화학 산업 주요 고객사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화학 업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화학 기업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분기에도 22%나 급락하는 등 실적 부진이 지속할 전망이다.

메츠러 리서치의 토마스 슐테 보위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위기 이후 회복을 기대했지만, 관세와 아시아의 저가 공세가 겹치면서 산업 전반에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BASF, 브렌탁, 랑세스 등 대형 화학사는 미국 내 사업 비중이 커 직접적인 타격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사들의 불확실성으로 주문 주기가 기존 3~4개월에서 수주 단위로 줄며 매출 전망을 낮추고 있다.

반면 독일 기업인 호붐 올레오케미칼스 같은 중소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사는 미국 디트로이트 인근 협력사와 계약을 추진했으나 관세 불확실성 탓에 거래가 무산돼 성장 기회를 잃었다. 아르놀드 메르겔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와 프로젝트 신뢰성이 무너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와 환율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브렌탁 크리스티안 콜파인트너 CEO는 “미중 무역 협상이 11월 10일 전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중국산 저가 화학 제품이 유럽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 약세도 문제다. 유럽 기업들이 달러로 매출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네덜란드 아크조 노벨, 독일 바커케미 등도 환율과 수요 둔화를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유럽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대미 화학 수출액은 약 400억유로로 2023년(380억 유로)보다 소폭 증가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앞으로 유럽 중심의 생산·수출 구조가 크게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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