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웨이브의 2000억 원 규모 CB 만기가 이번 달 28일 도래하는 가운데, 두 회사 간 합병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당초 웨이브의 CB 상환 문제가 합병의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지만, CJ ENM과 SK스퀘어는 재무적투자자(FI)와 합의해 CB 만기를 연장하고 합병 법인이 상환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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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는 지난해 80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오고 있어 현재 독자 상환은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K스퀘어의 상환 여력이 충분해 단독 상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새롭게 구성될 합병 법인이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합병이 늦춰질수록 시너지 효과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합병 논의가 길어지는 동안 쿠팡플레이가 국내 토종 OTT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OTT 앱 사용자 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OTT 애플리케이션(앱)은 △넷플릭스(1180만명) △쿠팡플레이(761만명) △티빙(705만명) △웨이브(260만명) 디즈니플러스(224만명) △왓챠(60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합병이 지연되면서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의 양강 체제가 굳혀진다면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경쟁력 제고의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KT가 합병안에 찬성하면 본계약 체결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등 관문을 넘어 실제 물리적 합병까지 가려면 내년 상반기 정도로 시기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