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시정연설 불참에 날세운 野, 김건희특검법 재추진 본격화

한광범 기자I 2024.11.04 17:41:23

법사위서 특검법 소위 회부…14일 본회의 처리 방침
與·법무부 "도도리표 정쟁…판례상 선거법 위반 아냐"
개혁신당 "尹대통령, 임기단축 개헌 결단하라" 촉구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윤석열 정권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대 국회 개원식에 이어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성토했다. 민주당 주도로 김건희특검법 재추진을 본격화한 상황에서, 개혁신당은 윤 대통령에게 ‘임기단축 개헌’ 결단을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시정연설은 삼권분립의 민주공화국에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당연히 해야 할 책임”이라며 “이 책임을 저버린 것에 대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임을 저버린 것이다. 국정을 이렇게 운영하겠다는 것을, 당연히 입법기관이자 예산심사권을 가진 국회에 보고하고 협조를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민주화 이후 이처럼 노골적으로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대통령은 없었다. 한마디로 오만과 불통, 무책임만 있는 불통령”이라며 “민주공화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 장님무사는 이제 칼을 내려놓으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특검 공세를 이어갔다. 특검법 대표발의자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부권이 반복되며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며 “대통령이 자기와 부인에 대한 범죄를 숨기려고 특검을 거부하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안다. 이런 상황임에도 국민의힘이 특검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범죄정부에 부역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여당과 법무부는 재차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김건희)특검법을 통해 도돌이표 정쟁을 반복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모르겠다”며 “이 같은 도돌이표 정쟁이 국민들을 화나게 하고, 국회가 욕을 덤프트럭 수백대 분량으로 먹게 하는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공천개입 논란을 촉발한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녹취와 관련해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이 거론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공천개입 사건’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 사건은 상고를 하지 않아 대법원 판단이 없었다. 대신 같은 사안으로 기소된 현기완 전 정무수석의 경우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해당 판례상 공천개입이 될 수 없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법사위에 출석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재의결 절차에 따라 부결된 법안을 계속 반복해 발의하고 추진하는 것은 저희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새롭게 발의된 법안조차도 기존에 저희가 지적한 위헌성 등이 전혀 시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올라온 김건희 특검법을 이날 법안소위로 회부해 입법 절차를 본격화했다. 민주당은 5일 법안소위에서 특검법을 논의해 이르면 8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14일 본회의 처리 방침을 분명히 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특검 수용의사를 내비치면 내용과 형식 등에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개혁신당은 이날 공식적으로 윤 대통령의 임기단축을 포함한 개헌을 촉구했다. 원내 정당 중 당 차원의 공식적 임기단축 개헌 요구는 조국혁신당에 이은 두 번째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내각 총사퇴, 대통령 직접 사과, 김건희 특검 즉각 실시, 임기단축 개헌을 촉구한다”며 “윤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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