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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18% 하락한데 따른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반도체 대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통보한 후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상장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한국거래소 KRX반도체 지수는 코스피 하락폭 보다 많은 2.80%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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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며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반도체 산업의 위기는 수출 규모 축소에서도 나타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07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8% 줄었다. 16개월 연속 100억 달러 선을 웃돌았으나 소비자 구매력 감소와 과잉 재고 등에 따른 수요 약세로 26개월 만에 감소했다.
CPU 출시 지연과 그간 축적된 재고 등으로 인해 당분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반도체 D램의 고정가격은 올해 1분기 3.41달러에서 2분기 3.37달러로 내렸고 3분기에는 2.88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분기에는 더 떨어져 2.50달러로 예상된다.
‘국민주식’이라 불렸던 반도체 대표주의 부진은 동학개미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1위와 3위 종목이자 개인투자자 비중도 높다. 특히 지난달 널뛰기 장세 속 개인은 삼성전자를 코스피 전체 종목 중 가장 많은 1조480억원 어치, SK하이닉스는 1540억원 순매수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테마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며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중국 수출 중단을 지시한데 따른 미중관계 악화 영향이 국내 반도체 업체의 실적 악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며 “6월 말을 기점으로 반도체 재고가 증가하고 있고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반도체 업종의 실적 추정치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