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하이앤드 브랜드인 ‘르엘’을 제시하자 DL이엔씨 역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로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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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북가좌6구역에서 르엘이나 아크로가 사용될 경우 두 브랜드 모두 강북 일반아파트 단지에 최초로 적용되는 것이다. 르엘은 강북에 아예 적용된 사례가 없고 아크로는 주상복합인 ‘성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딱 한곳에만 사용이 됐다.
문제는 북가좌6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사용한 이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이다. 만약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르엘 브랜드를 사용했을 때 강북에 있는 다른 롯데캐슬 단지에서 르엘 브랜드를 달게 해 달라는 요청을 할 가능성이 있다. 비슷한 입지인 곳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사용했으나 자신들의 단지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논리다.
또 다른 우려는 다른 강남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들 때 조합원들이 강북에서 사용한 브랜드라고 외면할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롯데나 DL은 르엘이나 아크로 대신 또 다른 ‘하이하이엔드급’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을 벌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했던 한 관계자는 “브랜드 관리는 마케팅에서 담당하는데 이번과 같은 경우 마케팅에선 하이엔드 브랜드 사용을 반대했지만 힘이 쎈 영업파트에서 이를 밀어부치면서 관철된 것으로 추측된다”며 “사업 수주도 중요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남발하면 브랜드 관리가 엉망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브랜드 경쟁력을 포기하기 십상이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삼성물산 래미안, GS건설의 자이와 같이 원(One)브랜드 전략을 지키고 있는 건설사들의 브랜드 관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