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다음주 중 러시아에서 진행된 나파벨탄에 대한 임상 2상 전체 결과를 공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임상 3상 승인 계획서도 함께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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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이 이 주에 허가를 신청한다면 허가 여부는 5월초쯤에는 결정날 전망이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신속심사를 위한 고(Go)신속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품목허가 심사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40일 이내로, 품목허가 이후 국가출하승인기간을 기존 90일에서 20일 이내로 단축해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렉키로나주도 지난해 12월29일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고 2월5일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종근당은 앞서 중증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나파벨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지난 1월 발표한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임상결과에 따르면 고위험군 환자들은 나파벨탄을 투약한 동안 61.1%의 증상 개선율을 보이면서 표준치료의 11.1%에 비해 높은 효과를 기록했다. 전체 임상기간인 28일간 표준치료군의 증상개선율이 61.1%인데 반해, 나파벨탄 투약군은 94.4%의 높은 증상개선율을 나타냈다. 나파벨탄 투약군은 회복 도달 기간 또한 표준치료군(14일)보다 4일 빨랐다.
나파벨탄은 렘데시비르와 비견되는 코로나19 중증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치료제라는 점에서 특히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세포배양 실험을 통해 나파벨탄의 주요 성분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렘데시비르보다 600배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렘데시비르보다 훨씬 적은 투약량만으로도 높은 효과를 낼 수 있어 렘데비시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나파벨탄이 국내외 조건부 허가를 받는다면 종근당 매출 향상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에 국한해 추산해보면 렘데시비르는 1바이알(병)당 390달러(약 44만원)에 공급돼 지난달까지 총 4813명에 투여됐다. 5일간 6바이알인 투약 원칙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국내에서 약 127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보인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5일간 1바이알씩 추가 투약하게 돼 있으므로 최대 100억원의 매출을 더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파벨탄이 렘데시비르와 함께 사용된다면 국내에서 적어도 1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나파벨탄이 해외 긴급사용승인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파이는 더욱 커진다. 렘데시비르는 지난해 약 28억1100만 달러(약 3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19억3800만 달러(2조2000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약품은 미국에서 입원환자 2명 중 1명에 쓰이고 있다. 나파벨탄이 해외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렘데시비르 시장을 10분의 1만 가져오더라도 3000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에 쓰이는 만큼 렘데시비르와 비견된다”면서 “해외에서도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계획하고 있어 추가적인 매출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때는 임상 3상 계획서를 제출하는데 프로토콜을 수정하는 과정에 있고 해당 작업이 완료되면 바로 신청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