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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버버리' 잡아라…명품족, 리라화 폭락에 직구·비행기표 수소문

이성웅 기자I 2018.08.14 13:57:02

트럼프發 악재로 리라화 가치 전달比 30%↓
'버버리 코트' 터키서 사면 국내 1/4 수준 가격
직구하려면 '배대지 사기' 등 주의

버버리 터키 홈페이지에서 할인 판매중인 ‘캐시미어 카 코트’(자료=버버리 터키 홈페이지 갈무리)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터키 리라화(貨) 가치 폭락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터키에서 고가의 고급 브랜드 의류나 가방을 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리라화 환율은 1리라당 164.74원이다. 이는 최근 1개월 간 최고치였던 지난 7월23일(1리라당 238.45원)보다 30.9% 떨어진 수준이다.

리라화 가치는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폭락하기 시작했다. 달러-리라 환율은 현재 6.89리라로 작년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달러 대비 환율 상승은 통화가치 하락을 뜻한다.

리라화 가치가 떨어지자 해외 직구(직접 구매)족들이 터키를 주목하고 있다. 고급 브랜드 제품을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 고급 브랜드인 버버리에 관심이 집중됐다. 버버리는 터키 현지에서 세일을 진행 중으로, 환율 효과까지 더하면 중복으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남성용 ‘캐시미어 카 코트’의 경우 국내 백화점 판매가는 375만원이다. 동일한 제품은 터키 현지에서 할인을 적용해 5400리라(약 88만8624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가격의 약 24% 수준이다. 5만~10만원 가량 붙는 배송대행 비용을 감안해도 100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버버리 코트를 장만할 수 있는 셈이다.

버버리 외에도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고급 브랜드 제품을 달러-리라 환율 효과로 유럽이나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터키 수도 이스탄불의 고급 쇼핑몰 ‘이스티네 파크몰’엔 중동과 아시아권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줄을 섰을 정도다.

문제는 터키는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직구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배송대행지(배대지)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배대지는 현지에서 제품을 받아 한국으로 보내주는 곳이다. 이 때문에 직구나 고급 브랜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현지 유학생이나 교민들을 수소문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구매대행사나 배송대행지를 이용할 경우 오배송이나 배송지연의 우려가 있다. 심하면 이같은 기회를 악용해 물건이나 대금만 챙긴 뒤 잠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직구 뿐만 아니라 여행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터키 항공권이나 숙박 등을 알아보는 이들도 늘고 있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항공권은 둘째치고 호텔은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이스탄불 시내에 위치한 5성급 호텔 ‘크라운 플라자 이스탄불 아시아’의 경우 한화 1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스탠다드 룸을 예약할 수 있다.

다만, 터키 현지에서 관광이나 호텔 숙박 등은 유로화로 거래하고 있어 화폐 가치 영향이 크지 않다. 이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호텔 예약사이트를 통해 현지통화로 결제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터키는 시리아 내전의 여파로 전역에 여행경보가 발령돼 있어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

터키에서 거주 중인 한 교민은 “현지인들은 버버리가 세일 품목만 다 팔면 가격 정책을 유로화나 파운드화로 바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음주 터키 명절인 ‘희생절’(18~26일) 주간이 지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물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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